세계적으로 환경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면서 우리 생활 속에서 사용하는 물건들도 점점 친환경 소재로 바뀌어가고 있는 추세입니다. 그런데 500년 동안 썩지 않아 환경오염의 주범이 되고 있는 일회용 비닐 용품들이 (주)뉴랩 이종권 대표의 노력으로 친환경 소재로 탈바꿈되고 있어 화제가 되고 있습니다. 이종권 대표는 지금의 성과가 있기까지 수많은 고비와 위기를 겪었다고 말합니다. 그의 이야기를 MBN ‘정완진의 The CEO’ 제작진이 직접 만나 들어보았습니다. 아래는 인터뷰 전문입니다.
Q. 자신의 어린 시절을 돌아본다면?
어린 시절엔 밖에 운동을 하고 한시라도 가만있지 못하는 활발한 아이었습니다. 그 와중에도 미래에 대한 생각을 종종했고 직업을 갖기 위해선 기술이 필요하다고 생각해 대학에서 기계공학을 전공했습니다. 그런데 활발한 제 성격과 기계공학과는 잘 맞지 않는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뭔가 사람들을 만나고, 적극적인.. 그런 일을 하고 싶었죠.
Q. 어떤 일을 시작하게 되셨나요?
제 진로에 대해 고민하던 중 한 건물 앞에 사람들이 줄지어 서 있는 모습을 발견하게 되었습니다. 대형할인마트 앞에 길게 줄지어 선 사람들이었죠. 당시는 우리나라에 대형할인마트가 하나 둘 생겨나면서 그야말로 폭발적인 성장세를 보이기 시작할 무렵이었습니다. 그 속에 분명 새로운 일자리가 있을 것이라고 생각했고 알아보기 시작했죠. 유통과 관련된 일을 하면 전망이 좋겠구나 하는 생각이 들었죠. 그렇게 해서 들어가게 된 업체가 바로 식품포장재를 만드는 업체의 영업사원이었습니다. 사람 만나길 좋아하는 제게 딱 제격이라는 생각 때문이었습니다. 그런데 뭐, 아시다시피 처음 들어가자마자 신입사원인 저에게 곧바로 영업을 시키진 않았습니다. 배송이나 서류를 정리하는 일부터 시작했죠. 하지만 저는 그 일을 작은 일이라고 생각하지 않고 배우는 자세로 일했고 덕분에 거의 회사의 모든 업무파악을 빠르게 할 수 있었습니다. 나중에는 기획도 하고, 제작도 하고, 마케팅도 하고.. 온갖 일을 도맡아 했죠. 당시엔 힘들었지만, 그게 다 피가 되고 살이 되지 않았나 싶습니다.
Q. 기억에 남는 에피소드?
미국계 대형할인마트들이 한국에 상륙하면서 저에게도 영업할 기회가 드디어 오게 되었고 ‘연애하듯이 영업하자’라는 저만의 영업 철학을 세우고 영업을 시작했습니다. 항상 고객을 배려하고 고객을 먼저 생각했죠. 기억에 남는 에피소드라 하면 한 번은 상대 업체분이 저와 얘기를 나누시던 중 갑자기 급하게 잠깐 나갔다 오신다고 나가시고는 반나절이 지나도록 오지 않으신 적이 있습니다. 저는 그 반나절을 그 자리에서 기다렸고 다시 돌아온 후 저를 보고는 깜짝 놀라시더라고요. 저를 잠깐 깜빡 잊으셨다고 하더라고요. 하지만 계속해서 기다린 저를 보시고는 ‘저 사람 참 곰 같구나.’하는 생각을 하셨나 봐요. 곰의 이미지가 묵묵하고 믿음직스러운 측면이 있잖아요. 덕분에 저희와 거래를 하자고 하셨죠. 그 이후로도 그런 식으로 묵묵하게, 또 진실되게 영업한 덕분에 영업 실적은 항상 1등이었습니다.
Q. 창업을 하게 된 계기?
그렇게 영업에서 여러 가지 경험을 쌓아갔을 때 쯤 지인이 함께 사업을 해보자고 제안을 해오셨어요. 영세한 식품포장재 회사와 대형할인마트를 이어주는 유통업을 하자는 것이었는데 당시에는 틈새시장을 노린 획기적인 생각이었죠. 제가 영업으로 그동안 쌓은 인맥도 있고 해서 거래처를 뚫는 일은 어렵지 않다고 생각했고 바로 일을 시작했습니다. 주로 미국계 대형할인마트에 물건들을 납품해 주었죠.
Q. (주)뉴랩의 시작?
그렇게 사업을 이어가고 있는데 미국계 대형할인마트들이 하나 둘 한국에서 철수를 하고 한국의 대형할인마트들이 생겨나기 시작했습니다. 당연히 저희가 거래하던 곳이 끊기기 시작했죠. 그래서 직접 식품포장재를 제조하면 어떨까하는 생각이 들었고 바로 (주)뉴랩을 창업했습니다. 당시 생겨나던 대형할인마트에서 PB(Private Brand)에 제작에 대한 수요가 있었는데, 그것을 충족시켜 줄 만한 업체들이 많이 없었거든요. 그래서 이것 또한 틈새시장이구나 싶어서 뛰어들게 되었습니다.
Q. 반응은 좋았나요?
틈새시장을 개척하다보니, 당연히 반응은 좋았습니다. 창업하자마자 회사는 안정세를 보이기 시작했습니다. 처음엔 OEM 생산으로 맡겼지만, 자체 생산 능력도 길러야겠다 싶어 돈이 벌리는 족족 기계를 사들이기 시작했고, 점차 자체 생산 비율도 높일 수 있었습니다. 대형할인마트에 납품하는 PB상품뿐만 아니라 저희 자체 브랜드의 판매 비중도 점차 높아졌습니다.
Q. 위기는 없으셨나요?
그렇게 공장도 잘 되고 하던 중에 갑자기 공장에 불이 났습니다. 그런데 그때가 굉장히 추운 겨울이었는데, 소방 호스가 얼어서 수습이 불가능한 상태였습니다. 공장 주변에 방재망을 쳐두고, 가만히 지켜보는 것밖엔 방법이 없었죠. 게다가 담당직원의 실수로 화재 보험도 갱신하지 않아, 보상조차 하나도 받을 수 없는 상태가 되었습니다. 폐기물 처리 비용, 옆 건물 보수비용 등등.. 정말 화재로 인한 후폭풍은 감당하기 어려웠습니다.
Q. 위기를 어떻게 극복하셨는지?
저희가 납품하기로 한 업체를 생각했습니다. 저희 물건을 기다리고 있을 텐데 마냥 넋을 놓고 있을 수만은 없었습니다. 먼저 OEM으로 생산하던 것들은 그대로 생산하고 자체 생산을 하던 물량을 확보하기 위해 주변 공장들을 돌아다니며 부탁했습니다. 공장 사장님들께서는 저희 사정을 알고 생산을 할 수 있도록 도와주셨고 덕분에 공장에 불이 났지만 납품할 생산량을 그대로 지킬 수 있었습니다. 또 다행히도 불이 나기 전에 이천에 공장을 하나 마련해둔 것이 있어서 그곳으로 곧바로 옮겨갈 수 있었습니다. 불이 나고 나서 깨달은 게 뭐든지 미리미리 준비하고, 사전에 예방하고자 하는 것이 얼마나 중요한 지 깨달을 수 있었습니다.
Q. 위기 극복 후 한 일은?
다시는 그런 화재가 없도록 공장 곳곳에 소화기를 두고 안전 시스템을 도입했습니다. 직원들에게도 각별하게 안전 교육을 시켰고요. 그리고 3정 5S라고 해서 정량, 정품, 정위치 그리고 정리, 정돈, 청소, 청결, 습관화를 추진했습니다. 사업 초기의 초심을 되새기며 새로운 공장이 자리를 잡아가기 위한 노력을 계속 해나갔습니다.
Q. 최근 친환경 제품 개발에 힘쓰고 있다고 하시던데, 자세히 설명해주세요.
환경에 대한 사람들의 관심이 높아지면서 환경법규도 강화가 됐습니다. 이에 대비하지 않으면 미래에 막대한 손해가 있을 것이라고 예상했습니다. 그래서 이산화탄소 배출량을 점진적으로 줄여나가기로 결심했고, 제품 개발에 들어갔습니다. 약 1년 정도의 시간이 걸렸는데, 덕분에 작년에는 동종업계에서 최초로 탄소성적표지 인증을 획득했습니다. 그러면서 제품들의 원료도 소맥이나 옥수수, 귤껍질을 적용했죠. 보통 1회용품이라고 하면 땅에 묻어도 약 500년 동안 썩지 않는 것으로 알고 있지 않습니까. 저희 제품은 18개월이면 완벽하게 없어
Q. 앞으로의 꿈은?
앞으로 더 많은 식품포장재 제품을 친환경으로 만들고 싶습니다. 좀 더 환경을 생각하는 기업으로 거듭남으로써 작지만 강한 기업으로 성장하는 것이 저의 목표입니다. 또한 변화하는 시장 속에서 살아남아 대한민국 ‘히든 챔피언’이 되는 것이 저의 꿈 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