은희경
↑ 은희경/ 사진='다른 모든 눈송이와 아주 비슷하게 생긴 단 하나의 눈송이' 표지 |
은희경 '다른 모든 눈송이와 아주 비슷하게 생긴 단 하나의 눈송이'
인기 소설가 은희경의 신작 소설집이 신규 진입하면서 순위권 판도 변화를 예고했습니다.
올해로 등단 20년을 맞은 은희경의 소설집 '다른 모든 눈송이와 아주 비슷하게 생긴 단 하나의 눈송이'는 3월 첫째 주(2월 28일~3월 6일) 베스트셀러 순위에서 출간과 함께 12위로 이름을 올렸습니다.
지난주 하반기 최대 베스트셀러인 조정래의 '정글만리' 이후 마땅한 후속작을 내놓지 못하던 소설 분야로서는 새로운 동력을 찾은 셈입니다.
여섯 편의 단편소설이 실린 은희경의 소설집은 신도시와 이국땅을 배경으로 고독의 정서를 전합니다. 여섯 편은 각기 다른 단편소설이지만 느슨하면서도 긴밀하게 연결돼 있어 전체적으로 하나의 이야기가 됩니다.
1995년 데뷔, 등단 20년째인 작가 은희경(55)이 뿌리내리지 못하고 부유하는 우리를 썼습니다. 일본의 시인 사이토 마리코가 한국어로 쓴 시 '눈보라'의 한 구절을 제목으로 옮겨온 작품집 '다른 모든 눈송이와 아주 비슷하게 생긴 단 하나의 눈송이'입니다.
사이토 마리코는 '눈보라'에서 무수하게 내리는 눈 속에서 각기 하나의 눈송이의 궤적을 좇아 상대방이 선택한 눈송이보다 늦게 떨어지면 이기는 놀이를 담담하게 적었습니다. '그 눈송이는 지상에 안 닿아 있다'는 시의 마지막 구절은 표제작을 비롯해 '프랑스어 초급과정' '스페인 도둑' 'T아일랜드의 여름 잔디밭' '독일 아이들만 아는 이야기' '금성녀' 등 6편의 단편을 관통합니다.
대학 입시를 위해 상경한 여고생 '안나'(눈송이), 신도시에서 신혼살림을 시작한 '그녀'(프랑스어 초급과정), 9년을 해외에서 머물다 신도시로 돌아온 '완'(스페인 도둑), 어린 나이에 엄마와 함께 유대인이 많이 사는 낯선 나라로 떠나온 소년(T아일랜드의 여름 잔디밭), 부모의 품을 처음으로 떠나온 '이완'(독일 아이들만 아는 이야기) 등 은희경은 각 작품의 인물을 낯선 곳에 두고 관망합니다.
각 단편 속 뿌리를 내리고자 하는 인물들의 떨림이 우리의 그것과 닮아 공감을 일으킵니다. 이어 작품집 마지막에 자리한 '금성녀'는 몸을 떠는 각 단편의 인물들을 한 데 모
작가 은희경은 이번 출판과 함께 "우리는 각자의 인생을 살지만 끊임없이 타인과 스치고 있어요. 자신도 모르는 사이에 누군가의 삶과 어떤 식으로 얽히고 스치고 풀어지는 순간이 있었을 테고, 또 그것이 인생을 바꿔놓았는지도 모른다, 그런 이야기를 쓰고 싶었던 것 같아요." 라고 전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