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6일 이옥선 할머니 등 일본군 위안부 피해자 할머니 9명은 서울 동부지검 앞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세종대 박유하 교수의 저서 '제국의 위안부'에 대해 출판·판매·발행·복제·광고 등을 금지해 달라고 가처분 신청을 냈다.
할머니들은 저자인 세종대 일어일문학과 박유하 교수와 출판사 대표를 출판물에 의한 명예훼손 혐의로 고소하는 한편 위안부 할머니 한 명당 3000만원씩 총 2억 7000만원을 지급하라는 손해배상청구소송도 낼 예정이다.
나눔의 집 이옥선 할머니는 책의 내용에 대해 "피가 끓고 살이 떨려서 말도 못하겠다"며 일본군 위안부 피해자들을 '매춘부'나 '일본군의 협력자'로 표현한 박 교수를 강하게 성토했다.
피해자 할머니들은 고향에서 갑자기 일본군에게 끌려가 영문도 모르고 성 노예로 착취당했다고 입을 모으며 "박 교수의 책은 거짓이며 저자는 책에서 위안부 피해자들을 매춘이나 일본군 협력자로 매도할뿐 아니라, 피해자들이 스스로 피해자라고 주장하면서 한일 역사갈등의 주원인이 되고 있다고 기술했다"고 지적했다.
한편, 박유하 교수는 '제국의 위안부' 37쪽에 "위안부의 본질을 보기 위해서는 조선인 위안부의 고통이 일본인 창기의 고통과 기본적으로 다르지 않다는 점을 먼저 알 필요가 있다"고 기술했다.
67쪽엔 "그렇다고 하더라도 이런 식의 사랑과 평화가 가능했던 것은 사실이고 그것은 조선인 위안부와 일본군의 관계가 기본적으로는 동지적인 관계였기 때문이었다"는 주장이 적혀있다.
또 박유하 교수는 책에서 "(위안부가) 일본군 병사를 위로하고 응원하는 존재로서 과거 일본의 전쟁범죄에 공범이었다"라고도 주장했다.
할머니들은 "내가 왜 위안부가 되겠냐. 나는 강제로 끌려갔다. 도살장 끌려가듯 가서 살아나와 눈도 귀도 잃어버리고 이도 다 빠졌다"고 밝혔다.
또 최근 일본군 위안부에 대한 역사인식이 논란이 된 문창극 총리 후보에 대해서도 "뭘 안다고 우리 위안부 할머니들을 들썩거리느냐"라며 "사과를 그런 식으로 해서는 안 된다. 우리는 너무 억울하다"며 울음을 터뜨렸다.
박유하 '제국의 위안부'
[매경닷컴 속보부 / 사진 출처 : '제국의 위안부' 표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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