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세계 콘텐츠산업은 쑥쑥 커가고 있지만 국내 콘텐츠산업은 수년째 제자리 걸음을 하고 있다. 우리에게는 '태양의 서커스' 같은 콘텐츠가 왜 없을까. 국내 콘텐츠산업을 다시 성장세로 되돌리기 위해 큰 흥행몰이를 할 수 있는 '빅 킬러 콘텐츠'를 찾아내야한다.”
한국콘텐츠진흥원은 콘텐츠 총괄지원기관이다.
30년간 광고·영상제작 등 콘텐츠 현장에서 잔뼈가 굵은 송성각 한국콘텐츠진흥원장은 27일 취임 첫 기자간담회를 열고 "진흥원은 지금까지 흥행 콘텐츠를 창출하지 못했다고 평가한다”면서 "하지만 앞으로는 '선택과 집중'을 통해 세계 초일류 콘텐츠를 만들어 한류가 세계시장의 주류로 자리잡도록 하겠다”고 포부를 밝혔다.
송 원장은 빅 킬러 콘텐츠의 예로 최근 오픈한 한류아티스트를 상품화한 'SM타운 코엑스아티움'을 들었다. 그는 "상품이 고가인데도 중국 등 외국인 관광객이 주저하지 않고 지갑을 여는 모습을 봤다. 저가관광이 발붙힐 곳이 없었다. 돈의 흐름을 읽고 도랑을 깊고 넓게 파서 그물을 쳤다는 느낌을 받았다”라며 "소속 가수가 출연하는 3D홀로그램 뮤지컬은 잘만 만들면 흥행가능성이 매우 커 보였다”고 설명했다.
빅 킬러 콘텐츠 발굴·육성하려면 예산과 조직의 '선택과 집중'이 전제돼야한다. 송 원장은 "자동차회사에서 신차를 시장에 내놓는데 4000억원이 쓰지만 우리나라 전체 콘텐츠산업을 지원하는 한국콘텐츠진흥원의 한해 예산은 고작 2111억원에 불과하다”며 "그렇지만 자원이 한정된 것도 사실이다. 따라서 빅 킬러 콘텐츠에 역량을 집중하기 위해 불필요한 지출을 줄여야하며 이를 위해 사업구조조정을 단행중”이라고 소개했다. 그는 "흥행 안 되는 사업과 행사는 과감히 줄이겠다”고 덧붙였다. 조직도 직원 개개인이 프로듀서 역할을 할 수 있게 융합과 협업 중심으로 개편한다는 방침이다.
송 원장은 베이스캠프론을 편다. 그는 "에베레스트산을 정복하는 사람들이 근래 많아졌다. 과거보다 체력이 좋아졌다기보다는 베이스캠프가 높은 곳에 설치돼 정상으로 올라가기 훨씬 수월해졌기 때문이다. 진흥원은 콘텐츠산업에서 베이스캠프 역할을 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배한철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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