명량에 이어 국제시장까지, 지난해 대작들이 연거푸 쏟아지면서 한국영화산업은 최초로 연매출 2조 원을 돌파했습니다.
하지만, 대기업 계열 영화 배급사에만 이득이 돌아가는 구조가 굳어지면서 빈익빈 부익부 현상이 심화하고 있습니다.
오택성 기자입니다.
【 기자 】
지난해 12월 말 개봉한 '개를 훔치는 완벽한 방법'.
작품성이 있다는 평가에다 입소문까지, 흥행에 성공하는가 싶었지만 돌연 스크린에서 보기 어려워졌습니다.
▶ 인터뷰 : 엄용훈 / '개를 훔치는 완벽한 방법' 제작자
- "쉽진 않을 것이라고 예상을 하긴 했지만, 달리 표현할 방법이 없습니다. 참담한 그 자체였죠."
CGV와 롯데시네마, 메가박스 등 대기업 영화사의 자사 영화 밀어주기에 밀려난 겁니다.
영화 3사의 스크린과 좌석 점유율은 90%를 넘어 독점적 지위를 누리는 상황.
이렇게 밀어주기가 성행하다 보니 관람객 수 상위 20편 영화 매출액이 전체 매출의 절반을 넘었습니다.
공정거래위원회가 이런 행태를 적발해 지난해 과징금 55억 원을 부과했지만, 상황은 달라지지 않았습니다.
▶ 인터뷰 : 성춘일 / 변호사
- "자사 영화를 더 오래 걸어 놓는 거예요. 혹은 스크린을 더 많이 배정합니다. 그래서 일정 정도의 수익을 확보하는 거죠."
한국의 영화산업이 한 단계 더 발전하려면 대기업 영화상영을 일정 비율로 제한해 중소 영화사의 가능성을 키워야 한다는 지적입니다.
MBN뉴스 오택성입니다.
[ 오택성 기자 / tesuo85@naver.com ]
영상취재: 박정현 VJ
영상편집: 김경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