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BN스타 안성은 기자] 이 남자 참 맛있게 먹는다. 많이 먹기 위해 음식을 억지로 삼키거나, 게걸스럽게 먹지 않는다. 같이 밥 한 번 먹어보고 싶을 만큼, 참 잘 먹는다. 훈훈한 외모에 깔끔하게 음식을 먹는 모습, 덤으로 따라오는 매력적인 목소리는 여심을 사로잡기에 제격이다. 특히나 365일, 매일이 다이어트라는 여성들에게 그의 ‘먹방’은 대리만족을 할 수 있는 한 줄기 빛과도 같은 존재. 아프리카TV 대표 먹방 BJ 중 한 명인 밴쯔의 이야기다.
MBC ‘마이 리틀 텔레비전’이 제작될 만큼 개인 방송국의 인기가 뜨겁다. 그 중 가장 대중적인 콘텐츠를 꼽자면 단연 ‘먹방’‘을 말할 수 있을 것이다. 남녀노소 누구나 쉽게 접할 수 있는 먹방은 수요와 공급이 모두 가득 찬 상태. 그 속에서도 밴쯔의 먹방은 단연 돋보이는 무언가가 있다.
“시작하게 된 계기는 생각보다 평범해요. 편입 준비를 하면서 말하는 연습이라든가 목소리 톤 정리, 남들 앞에서 말할 때 떨지 않는 법 등에 대한 연습이 필요했어요. 그래서 스피치 학원을 다닐까 생각하던 찰나에 아프리카 TV가 생각났어요. 사실 그 당시에 아프리카 TV를 즐겨보고 있었거든요. 먹는 걸 워낙 좋아하니까 ‘먹방을 한 번 해볼까?’란 생각을 했어요. 그리고 시작하게 됐죠”
우연치 않게 시작한 밴쯔의 먹방. 그의 방송이 처음부터 큰 인기를 끈 것은 아니었다. 지금이야 수 천, 수 만의 시청자가 함께하는 방송이지만 초기에는 100명도 안 되는 이들이 그와 함께했다. 그러나 인기, 돈을 바란 것이 아니었던 밴쯔는 꾸준히 방송을 이어왔다.
“아직 인기를 실감하진 못하겠어요. 알아보는 분들이 있긴 하지만, 일상생활에 불편함을 느낄 만큼 불편하진 않거든요. 그래서 아직은 잘 모르겠어요. 사실 조금 얼떨떨하죠. 아, 사실 방송 초기에는 지인들이 제 방송을 보는 게 너무 싫었어요. 그래서 간혹 채팅 창에서 아는 척 하는 사람들이 있으면 강퇴를 시키기도 했어요”
↑ 사진=밴쯔 방송 캡처 |
“먹고 싶어서 먹는 것들을 먹다 보니까, 맛있게 먹는 것처럼 보이는 것 같아요. 저는 그냥 평소대로 먹는 건데, 좋게 봐주시는 분들이 계셔서 좋아요. 사실 전 입에 꽉 차게 먹는 기분이 정말 좋아요”
햄버거를 한 번에 열 개를 두고 먹고, 짜장면도 몇 그릇 씩 해치운다. 치킨도 1인1닭을 넘은 지 오래. 밴쯔의 음식 소화 능력은 정말 대단할 정도다. 그럼에도 밴쯔는 통통하거나 뚱뚱하다기 보다는, 날씬한 몸매를 유지 중이다. 그리고 이 같은 몸매의 뒤에는 먹방과는 전혀 다른 느낌의 그의 취미가 숨어 있었다.
“방송하기 전에는 일주일에 한 두 번 정도 (방송처럼) 먹었어요. 그 땐 운동을 과하게 하지 않아도 관리가 가능했죠. 그런데 방송을 하면서 매일 많은 양을 먹다 보니 운동의 필요성이 느껴지더라고요. 그래서 하루에 유산소 운동을 한 두 번 정도 해요. 운동 시간은 보통 세 시간에서 네 시간 정도. 웨이트도 집에서 꾸준히 하고 있어요. 그렇게 운동을 꾸준히 하다 보니, 음식 양을 줄이거나 그럴 필요는 없는 것 같아요. 아마 힘들었다면 음식양이 줄었겠죠?”
운동을 즐기는 그의 헬스장은 그가 거주 중인 대전시 전역이다. 밴쯔는 “겨울이나 날씨가 추울 땐 복면을 쓰고 대전 곳곳을 달려요. 어두운 때 운동을 하다보면 경찰이 오기도 했죠”라고 에피소드를 전하기도 했다.
밴쯔가 방송을 하고 있는 아프리카TV의 장점이자 당점은 생방송 내내 시청자들의 반응을 댓글로 살펴볼 수 있다는 점이다. 이는 방송을 하는 BJ들에게 피와 살이 되는 피드백이 되기도 하지만, 때로는 견디기 힘든 악플이 되기도 한다. 밴쯔 역시 높은 인기를 끌고 있는 만큼, 생방송에서 다양한 댓글이 그를 반긴다.
“다양한 피드백이 와요. 말을 많이 하면 ‘먹방인데 왜 안 먹느냐’는 댓글이 달리고, 먹방만 하면 ‘왜 말을 안 하느냐’는 이야기도 나와요. 그런데 그 부분들을 비롯해 시청자들의 의견을 받아들여야 한다고 생각해요. 일단 ‘밴쯔’라는 인물은 시청자가 있기 때문에 존재하는 거잖아요. 한 명이 그런 댓글을 달았다고 하면, 그 의견은 수 백명, 수 천명의 의견이라 생각하거든요”
그를 잘 모르는 이들의 피드백이 하루에도 수 백개 씩 달린다. 그는 겸손한 태도로 일관했지만, 어느새 ‘밴쯔’라는 인물의 이름은 인터넷을 즐겨하는 이들 사이에서 낯선 이름이 아니게 됐다. 낯선 이들이 그를 익숙하게 느끼게 된 지금, 밴쯔의 진짜 지인들은 그를 향해 어떤 반응을 보일까.
“주위에서는 ‘잘 한다’고 해주세요. ‘잘~한다’ 같은 비꼼의 뜻이 아니라 잘 맞는 걸 찾았다며 좋아해줘요. 다들 제가 잘 먹는 걸 알다 보니 수긍하는 거죠. 고등학교 때는 친구들과 고기 뷔페를 가서 몇 시간씩 먹고 했거든요. 친구들이나 친척들 모두 좋아해주는 분위기에요”
적성에 잘 맞는 일을 즐겁게 하는 만큼 그에게는 실제 지상파나 케이블의 방송 제의가 들어오기도 했다. ‘먹방’이라든가 ‘특이한 사람들’을 주제로 하는 방송들에서 그에게 러브콜을 보낸 것. 그러나 밴쯔는 이같은 방송 출연을 자제하고 있다. 아직은 스타보다는 평범한 사람으로 남고 싶다는 뜻이었다.
“굳이 그렇게 까지 해서 이슈가 되고 유명세를 타고 싶진 않았어요 일단은 평범하게 가고 싶어요. 사실 방송 500일 정도를 기념하며 정모를 한 적 있는데 100명 정도의 팬들이 와주었거든요. 그때 ‘내가 뭔데 이렇게 좋아해 주시나’라는 생각을 했어요. 감사하고 기쁜 일이죠. 하지만 연예인처럼 방송 활동을 하고, 매체에 얼굴을 비출 생각은 없어요” .
20대 중반. 누군가는 ‘꺾였다’고 표현하는 나이이지만, 그에게는 한참 달려 나갈 나이이다. 아프리카 방송으로 이름을 알렸으며, 개인 쇼핑몰 사업 역시 진행 중이다. 차근차근 자신의 꿈을 이루고 있는 밴쯔. 그가 자신의 방송을 시청하는 이들에게 기억되고 싶은 모습은 무엇일까.
“일단 먹방은 제 몸에 이상이 생기지 않는 한 계속 할 생각이에요. 시청자들은 그런 절 보며 착하지는 않더라도 성실한 친구, 제 할 일 열심히 하는 친구 정도로 기억해주면 좋겠어요.”
안성은 기자 900918a@mkcultur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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