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BN스타 김진선 기자] ‘이른 봄 늦은 겨울’은 매화를 소재로 한 창작 가무극으로, 이른 봄, 늦은 겨울 가장 먼저 봄소식을 전하는 매화에 담긴 다양한 색을, 옴니버스 식으로 담아 관객들에게 봄 향기를 전했다. 갤러리에 전시된 매화 그림에서 시작된 에피소드는 시공간을 넘나다는 듯 몽환적이고 감각적으로 풀어져 오묘하지만, 지울 수 없는 잔향을 남긴다.
최근 MBN스타와 인터뷰를 진행한 서울예술단의 조풍래, 박영수 배우는 ‘이른 봄 늦은 겨울’에 대한 실타래를 진지하면서도 유쾌하게 풀어나갔다.
더 없이 한국적인 작품, ‘이름 봄 늦은 겨울’
↑ 사진= 서울 예술단 |
극 중 조풍래는 전통미가 살아있는 랩을 선보인다. 덩실거리며 탈춤을 추면서, 국악과 힙합이 접목된 랩으로 조풍래 만의 장면을 만들어 냈다. 조풍래는 “어설프게 하면 안 된다는 생각이 들었다. 랩을 하면서 탈춤을 맞추는 것이 쉽지 않았다”고 답했다. 때문에 조풍래는 랩을 한국적이게 풀기 위해 고민했고, 국악과 힙합이 절묘하게 어우러진 장면이 탄생했다. 조풍래는 “아마 전 세계 최초가 아닐까”라고 털어놓으며 웃어 보였다.
박영수는 조풍래의 랩 장면에 대해 “처음에는 모두 당황했다. 대중들의 귀는 이미 힙합에 익숙하지 않은가”라며 “탈춤과 소리를 배웠기 때문에, 장면을 풀어내는 영상도 많이 보고 함께 고민했다. 물론, 국악 하는 분이 봤을 때 어설플지 몰라도 몸에 맞는 데로 표현하는 것이 좋은 것 같다”고 말했다. 이어 조풍래를 바라보면서 “몸에 잘 맞는 것 같다”고 털어놓으며 흡족한 미소를 지어보였다.
또, 박영수는 조풍래가 자신의 휴대폰으로 랩과 관객들의 호응을 이끌어 내는 법 등을 알아봤다고 전해, 조풍래가 장면에 대해 얼마나 많은 고심을 했는지 느끼게 했다.
‘이른 봄 늦은 겨울’ 배우들의 땀이 고스란히 녹아있다
↑ 사진= 서울 예술단 |
박영수는 “모든 배우들이 이렇게 움직이게 될지 몰랐지만, 연습하니까 되더라”며 “처음에는 짧은 시간 내에 노래 부르려고 준비하는 과정도 어려웠고, 등산객으로 등장하는 장면 등 옷도 빨리 갈아입어야 해 쉽지 않았다”고 말하며 무대 뒤에서 헐떡이는 배우들의 모습을 재연해 보이기도 했다.
‘이봄늦겨’에는 주인공이 없는 작품이 아니라 모든 배우가 주인공이다. 한 배우 한 배우, 자신의 기량을 펼치며, 극에 대한 볼거리를 더한다. 조풍래가 랩과 탈춤으로 관객들의 눈을 앗았다면 박영수는 부엉이 소리를 내기도 하고, 기타 솜씨에 덤블링까지 선보여 박수를 자아냈다.
박영수는 손가락을 악기처럼 만들어서 부엉이 소리를 내보이더니, 덤블링에 대해 “어렸을 때는 몸을 막 썼는데, 요즘에는 쉽지 않아 아쉬운 마음”이라고 말했다.
특히 그는 “서울예술단 단원들이 함께 작품을 하면서 더 농익어 지고, 호흡도 척척 맞는다. 동시에 세월이 묻어난다”며 “감정과 심리는 농이 익어지지만, 몸은 한계가 있지 않은가. 작품을 하면서 서로를 더 신경 쓰게 되고, 덕분에 더 끈끈하게 되더라”고 털어놓으며 예술단 안에서 숨을 쉬는 배우들에 대한 애정을 드러냈다.
쉴 새 없이 장면이 바뀌고 숨을 깊게 내뱉을 여유조차 없지만, 모두의 개성이 놓아있으면서도 자연스럽고 부드럽게 극이 흘러갈 수 있는 것은 배우들간 애정과 배려가 없으면 쉽지 않았을 듯 하다.
조풍래 역시 “작품이 오르기까지 많은 연습과 시간이 필요하지만, 배우들 간 끈끈함으로 시너지 효과가 난다”고 서울예술단이 표현할 수 있는 시험적이면서 창의적인 작품에 대한 자신을 내보였다.
그는 또, 다도(茶道) 장면에 대해 “가장 어려운 장면”이라고 털어놨다. 극 중 매화차에 대해 언급하는 장면이지만, 배우들 간 호흡이 여실히 드러날 뿐 아니라 표현하기도 쉽지 않기 때문이다. 박영수는 이에 “공간을 비워두고 상황과 호흡으로 웃음을 자아내는 장면”이라고 설명했다.
김진선 기자 amabile1441@mkculture.com/페이스북 https://www.facebook.com/mbnstar7