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제 강점기 이후 분실된 것으로 추정되는 충무공 이순신 관련 유물 중 하나인 ‘장계(狀啓) 별책(이순신이 임진왜란 당시 왕실에 올린 보고서를 모은 책)’의 소재가 확인됐다.
이순신 전문가 노승석 여해고전연구소장은 국립해양박물관에 소장된 ‘충민공계초’(忠愍公啓草)를 분석한 결과 이 책이 바로 그간 분실 상태로 알려진 장계 별책이라는 사실을 확인했다고 6일 밝혔다. 장계 별책은 난중일기와 함께 국보 제76호로 지정된 임진장초(壬辰狀草)와 별개로 덕수이씨 충무공 종가에 전해지던 또 다른 장계 초본이다. 이순신 사후인 1662년 만든 필사본으로 임진왜란 당시 이순신이 올린 보고서 68편을 수록했다.
별책에 실린 기록은 정조 때 간행된 이충무공전서에 난중일기, 임진장초, 서간첩 등과 함께 포함돼 내용 자체는 이미 알려져 있다. 그러나 원본은 충무공 종가에서 보관하다 1920년대 일제가 이순신 관련 유물을 조사한 이후 행방이 묘연했다.
노 소장은 “조선총독부가 조선사편수회를 통해 발간한 ‘조선사료총간’에 따르면 일제는 1927년 조선 초·중기 역사를 편수하고 이듬해인 1928년 2월 이순신에 관한 문서와 유물 일체의 촬영을 마친 것으로 기록돼 있다”고 설명했다. 그는 충민공계초를 분석하던 도중 1928년 일제가 장계 별책 일부를 촬영한 원판 사진이 국사편찬위원회에 존재함을 확인하고 충민공계초 실물 내용과 국편 소장 사진을 대조, 둘이 일치한다는 결론을 내렸다.
1928년 당시 별책 소장자는 충남 아산군 염치면 백암리에 살던 이순신의 13대 종손 이종옥(李種玉) 씨로 밝혀졌다고 노 소장은 전했다.
장계
[배한철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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