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BN스타 김진선 기자] 연극 ‘데스트랩’은 반전에 반전을 꾀해 손에 땀을 쥐게 만들며 시종일관 형용할 수 없는 긴장감이 맴도는 작품이다. 관계와 상황이 만들어내는 장면 장면은 다음 책장에서 일어날 일을 예상할 수 없는 것처럼 의외의 연속이다.
‘데스트랩’은 작년에 올랐던 작품으로 초연과 같은 플롯으로 꾸며진다. 이에 배우의 힘은 극의 재미를 느낄 수 있는 큰 요인으로 작용하게 된다.
최근 찾은 대학로의 한 연습실에서 ‘데스트랩’ 배우들은 시뻘게진 얼굴과 터질 듯한 목청으로 연습 아닌 연습에 한창인 모습이었다. 배우들 이마에 맺힌 땀과 떨어지는 뜨거운 눈물은 본 공연에 대한 기대를 높이기 충분했다.
특히 초연과 달라진 배우들의 출연은 극에 색다른 옷을 입혔다. 강성진은 상대의 숨을 조일 듯 눈빛에서 불안한 표정, 욕망에 가득 찬 표정 등을 실감나게 표현해 색다른 시드니 브륄을 만들어 냈다. 또, 그는 특유의 음색으로 시드니의 내적 감정에 기운을 불어넣었다. 이는 임철형이 표현할 시드니에 대한 기대도 불러일으켰다.
시드니와 평화로운 분위기에서 팽팽한 긴장까지 극의 롤러코스터를 태우는 크릴포트 윤소호는 바른 청년느낌에서 점차 광기를 내뿜으며 감정의 변화를 나타냈다. 이충주는 강렬한 눈빛에서 짓궂은 미소까지 오가며 크릴포트의 다양한 면모를 거침없이 표현했다. 노래가 아닌 연기로서 느끼는 이충주의 감정표현 역시 눈여겨 볼 만 하다.
욕망에 찬 시드니를 잡아주며 불안감에 시달리는 마이라 브륄을 맡은 서지유는 환한 미소와 오열로 남편에 대한 사랑을 표현했다. 또, 심령술사 헬가 텐 도프는 긴장감이 감도는 분위기를 밝은 분위기로 전환했다. 능청과 희번덕거리는 김국희의 표정은 연습실 스태프들까지 웃게 만드는 활력소로 작용했다.
연습실 공기는 묵직했다. 극 중 각본을 태우기 위해 성냥에는 불이 붙었고, 배우들의 목에는 힘줄이 올랐고 발걸음에는 불안감과 욕망이 묻어났다. 채워지지 않은 서랍과 장막이 없는 연습실에서 편안한 차림의 배우들이 만든 긴박했던 연습실 현장은, 앞으로 꽉 채워질 무대가 가질, 놓칠 수 없는 긴장에 대한 힘을 가늠케 했다.
연극 ‘데스트랩’은 오는 4월25일부터 6월28일까지 대학로 DCF대명문화공장 2관 라이프웨이홀에서 만나볼 수 있다.
김진선 기자 amabile1441@mkculture.com/페이스북 https://www.facebook.com/mbnstar7