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BN스타 김진선 기자] 뮤지컬 배우 김선영이 ‘더 퀸스 러브레터’(THE QUEEN’S LOVE LETTER)라는 이름으로 뮤지컬 같은 콘서트를 가졌다.
4일 오후 서울 강남구 엘지 아트센터에서 김선영의 이야기가 담긴 콘서트가 열렸다. 이날 김선영은 ‘엔젤’(Angle)과 ‘썸 원 라이크 유’(Someone like you)로 포문을 열었다. 그는 관객들에게 “작품을 통해서만 무대에 오르다가 저만의 무대를 가지니 떨리고 부담되지만, 또 그 이상으로 설레요. 저만을 위해서 오신 거죠?”라고 마음을 드러내더니, 뮤지컬 ‘에비타’의 ‘돈 크라이 포 미 아르헨티나’(Don't cry for Me Argentina)으로 감성을 표현하며 자신의 이야기를 시작했다.
김선영은 그는 자신의 내적 불안감을 언급하며 시인과 촌장의 ‘가시나무’를 불렀다. 그는 ‘비아 돌로로사’(Via Dolorosa)와 곽진언의 ‘자랑’으로 자신의 이야기를 이어나갔다. 또, 김선영은 처음 오디션을 봐서 불렀던 휘트니휴스턴의 ‘그레이티스트 러브 오브 올’(Greatest love of all)과 첫 뮤지컬 넘버 ‘캣츠’의 ‘메모리’(Memory)로 무대에 대한 남다른 애정과 뮤지컬 배우로서의 힘을 느끼게 했다.
↑ 사진= PL엔터테인먼트 |
뿐만 아니라 김선영은 가족에 대한 이야기를 털어놓아 관객들의 코끝을 찡하게 했다. 그는 “제게는 세 오빠가 있어요. 지금은 회사원이지만, 제가 어렸을 때 오빠들은 예술가 같았어요. 오빠들 덕에 제가 무대에 오를 수 있었던 것”라고 말한 뒤 들국화의 ‘사랑한 후에’ ‘그것만이 내 세상’으로 오빠들을 떠올렸다.
이어 그는 “제 어머니는 늘 걸음이 빨랐어요. 4남매를 키워야 했기 때문에 빠듯할 수밖에 없었고 일을 하셨죠. 학교 운동회 때, 점심시간 때에야 어머니가 오실 수 있었어요. 어머니를 기다리다가 눈에 눈물이 맺힐 때 쯤 어머니가 눈앞에 짠 나타났고, 눈물이 왈칵 쏟아졌었죠. 그날 엄마와 중국집에서 짬뽕을 먹었는데, 지금도 짬뽕을 참 좋아한답니다”라고 말해 관객들의 눈물샘을 자극했다. 김선영은 어머니를 생각하며 ‘섬 집 아이’를 불렀다.
하지만 김선영은 또, 신나는 곡으로 관객들의 엉덩이를 뗄 수밖에 없게도 했다. 그는 이문세의 ‘깊은밤을 날아서’ ‘붉은 노을’로 관객들을 자리에서 일어나게 만들었고, 자신이 상경했을 때를 떠올리며 ‘에비타’ OST ‘부에노스 아이레스’(Buenos Aires)로 신나는 무대를 꾸몄다.
↑ 시진 = PL엔터테인먼트 |
휘성은 “‘조로’에 출연했을 때 재 입대한 것 같았어요. 특전사로 험한 곳에 파병당한 것 같은”이라며 “아무것도 몰라 어렵고 힘들었던 시절 김우형이 먼저 손을 내밀어 줘서 뮤지컬 배우와 처음 말을 할 수 있었죠”고 말했다.
이어 “제가 사실 질질 짜는 노래만 불렀지 사랑노래를 못해요. 감정선을 잘 못 잡아서 ‘그대 안의 블루’도 종말이 올 때나 부를까 말까해요”라고 우스갯소리를 하더니 “마치 관객이 난입한 것 같다. 엘지 아트센터에서 공연을 몇 번 한 적 있는데 오늘은 공기가 무거워 마치 다른 곳 같네요”고 덧붙여 웃음을 자아냈다.
조정은은 김선영과의 자매애를 드러내며 훈훈한 분위기를 풍겼다. ‘원스 어펀 어 드림’(Once upon a dream)을 부르며 등장한 조정은 호소력 짙은 목소리로 눈을 뗄 수 없는 무대를 만들었다. 김선영은 “2001년 23살, 28살 나이로 정은씨와 만났어요. 정은씨라고 하니까 어색하네요”라며 “햇수가 중요한 게 아니라 우리는 친 자매 같은 사이”라고 진한 애정을 드러냈다.
김선영과 조정은은 ‘포 굿’(For Good)으로 관객들에게 곡에 대한 또 다른 추억을 입혔다. 이어 김선영은 “‘위키드’를 하면서 이 곡을 꼭 정은씨와 부르고 싶었어요”라고 말했고, 조정은은 “우리와 잘 어울리는 곡”이라고 설명하며 김선영을 지그시 바라봤다.
마지막으로 김선영은 남편 김우형과 함께 만든 곡 ‘바라다’로 관객들에게 ‘힐링’을 전했다. ‘그대는 혼자가 아닌걸요. 혼자가 아닌걸 기억해요’라고 부르는 김선영에게서 뮤지컬 배우를 넘어서는 깊은 울림이 퍼졌다.
이날 무대를 시작하며 김선영은 “‘더 퀸스 러브레터’라는 이름은 제가 지은 게 아니에요. 여러분이 지어주신 거예요. 제가 얼마나 뮤지컬의 여왕이 되길 원하면 그렇게 지어주셨을까 해서 감사히 받기로 했어요. 러브레터는 여러분을 향한 그 감사한 마음을 노래로, 편지로 쓰고자 지은 것”이라고 자신의 마음을 털어놨다.
김선영은 데뷔 17년 차 뮤지컬 배우답게 콘서트마저 드라마를 가진 뮤지컬무대로 만들었다. 자신, 가족, 사랑하는 이들을 담은 김선영의 이야기는 관객들에게 언제나 꺼내보고 마음을 가다듬을 수 있는 한 장의 러브레터가 됐을 것이다.
한편 김선영의 콘서트는 4일과 5일 양일간으로 열렸으며 김서룡 연출과 변희석 음악감독의 밴드와 함께 꾸며졌다.
김진선 기자 amabile1441@mkculture.com/페이스북 https://www.facebook.com/mbnstar7