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BN스타 이다원 기자] 발전된 테크놀로지 효과는 놀라웠다. 서로 존재를 모른 채 입양된 쌍둥이 자매의 운명을 바꿀 정도였다. 한국계 쌍둥이 자매 서맨사 푸터먼(이하 샘)과 아나이스 보르디에는 각각 미국과 프랑스로 입양됐지만 26년 만에 페이스북으로 조우한 것. 두 사람은 테크놀로지가 없었다면 서로 마주한 이 상황을 상상조차 못했을 거라 웃음을 터뜨렸다.
샘과 아나이스는 21일 오후 서울 중구 동대문 디자인 플라자에서 진행된 ‘SBS 서울 디지털포럼(SDF) 2015’에서 ‘태어나면서 헤어졌던 또 다른 나, 호기심으로 다시 연결되다’라는 주제로 청중을 만났다.
이날 이들 자매는 입양된 뒤 성장기부터 페이스북을 통해 서로 존재를 알게 된 당시 기분, 입양에 대한 개념 확산 등에 대해 소신을 밝혔다.
아나이스가 샘을 처음 발견한 곳은 동영상 채널 유튜브였다. 현재 배우로 활동하고 있는 샘의 영상을 보고 얼굴이 비슷하며 자신처럼 한국계이고 생일마저 같다는 사실을 알게 된 것.
↑ 사진=SBS 방송 캡처 |
아나이스는 “처음엔 유튜브에 내 동영상이 허락 없이 올라온 줄 알았다. 하지만 그게 샘이고 입양아라는 사실을 알 수 있었다. 혹시나 쌍둥이 자매가 아닐까 생각했다”고 당시를 떠올렸다. 샘 역시 “난 처음 샘 페이스북을 보고 내 팬이 내 사진으로 만든 팬 페이지인 줄 알았다”고 너스레를 떨며 쌍둥이 자매를 발견했던 상황을 설명했다.
두 사람은 입양아였지만 크게 굴하지 않고 당당하게 적응했다는 공통점이 있었다. 그 까닭에 입양에 대한 인식 개선에 대해 목소리를 동시에 높였다.
샘은 입양이 대중문화 콘텐츠 속에서 자주 다뤄지는 것에 대해 “굉장히 긍정적인 트렌드다. 입양아들이 스스로 돌아보고 ‘입양’이란 개념을 짚는 추세”라며 “여러 콘텐츠에서 얘기하는 건 그만큼 인식이 확산되는 거라 좋은 거라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그는 “한국이 입양에 대해서 관심이 있다는 것 역시 굉장히 기분 좋다”며 “입양에 대한 관심과 포용도도 높아지고 있는 것 같다. 놀랍고 멋진 일이다”고 속내를 내비쳤다.
아나이스는 이들 만남의 계기를 만든 SNS, 즉 테크놀로지에 대한 감사함을 표현하기도 했다. 그는 “테크놀로지가 아니었다면 난 샘의 영상을 볼 수 없었을 테고, 우리 둘은 아마 굉장히 늦게 만났을 것”이라고 고개를 내저었다.
이어 “아직 친부모 찾는 것은 성공하지 못했지만 이렇게 한국에 돌아온 것만으로도 행복하다”며 “정말 많은 기회를 얻은 것 같다”고 덧붙였다.
한편 샘과 아나이스는 1987년 부산에서 태어나자마자 각각 프랑스 파리와 미국 뉴욕으로 입양됐다. 이후 유튜브와 페이스북을 통해 서로를 발견했고, 이 얘기는 책 ‘어나더 미’와 다큐멘터리 ‘트윈스터’로 제작돼 많은 이에게 감동을 안겼다.
이다원 기자 edaone@mkculture.com / 페이스북 https://www.facebook.com/mbnstar7