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할아버지가 남긴 빚, 부모가 포기하면 손자가 갚아야"

【 앵커멘트 】
할아버지가 돌아가시면서 빚을 남겼을 경우, 자녀가 상속을 포기한다면 어떻게 되는 걸까요?
이럴 때는 손주가 갚아야 한다는 대법원 판결이 나왔습니다.
윤범기 기자입니다.


【 기자 】
지난 2010년 8월 고철회사에 6억 4천만 원의 빚을 남긴 채 사망한 이 모 씨.

이 씨가 사망하자 채권자인 고철회사는 이 씨의 아내와 자녀들에게 "이 씨의 빚을 갚으라"고 요구합니다.

이에 이 씨 자녀들이 상속을 포기했고, 그러자 회사는 이 씨의 손자, 손녀들을 상대로 소송을 냅니다.

과연 이들은 할아버지의 빚을 갚아야 하는 걸까?

3심까지 치열한 법리다툼이 벌어진 결과 대법원은 "이 씨의 아내와 손자녀들이 함께 빚을 갚아야 한다"고 판결했습니다.

1·2심과 마찬가지로 "자녀가 상속을 포기한 경우 그 다음 순위인 배우자와 손자녀가 공동 상속인이 된다"고 판단한 것.

다만, 이들도 상속을 포기할 수 있는 길을 열어줬습니다.

"손자녀들은 자신이 상속인이 된 사실을 알게 된 날부터 3개월 이내에 상속 포기 신청을 할 수 있다"고 본 겁니다.

결국 손주들이 자신도 모르게 할아버지의 빚폭탄을 맞을 위험은 피할 수 있게 됐습니다.

MBN뉴스 윤범기입니다. [ bkman96@mk.co.kr ]
영상편집 : 오재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