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선의 농민들은 강도 높은 노동에 시달렸다. 그래서 농민들의 놀이는 농한기인 겨울에 집중되었다. 근대에 이르러 머슴들이 농촌 노동력의 중심이 되자 음력 2월 1일에 ‘머슴날’이라는 풍습이 생겼다. 농사를 짓는 집에서 부리게 될 머슴을 미리 대접하는 행사다. 이때 ‘2월 초하루에는 머슴들이 담장을 잡고 운다’, ‘머슴은 삽자루 끝을 잡고, 하녀는 물레를 잡고 운다’와 같은 속담이 생겨났다. 농민들의 놀이는 휴식만을 위한 것이 아니었고, 본격적인 노동에 앞서 몸을 푸는 것과 비슷했다. 고된 노동에 들어가기 전 공동체의 집단의식을 더욱 공고히 하는 것이다. 여름철 명절로는 음력 7월 15일, 백중날이 있었다. 이때 백중장이라는 큰 장이 열렸는데, 머슴 주인들은 머슴에게 장에 나가 놀라며 용돈을 주었다. 백중장에는 ‘난장’이라 하여 사람들을 끌어들이기 위한 큰 장이 벌어졌고, 이때를 틈타 도망치는 머슴들도 종종 있었다.
이 책은 조선시대의 독
[김슬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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