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뮤지컬 ‘파리넬리’ |
창작 뮤지컬 ‘파리넬리’ 연습실. 주인공 파리넬리 역할을 맡은 카운터테너 루이스 초이는 요즘 중국어 발음 연습에 몰입하고 있다. 마지막 장면에 나오는 헨델 오페라 ‘리날도’ 아리아 ‘울게 하소서’ 첫 소절 ‘슬픈 내 안에 눈물 만들어 내 마음 아플 때 날 울게하소서’를 중국어로 바꿔 부르고 있다. 중국 공연 시장을 공략하기 위해서다.
탄탄한 작품성을 인정받은 뮤지컬 ‘파리넬리’ ‘그날들’ ‘셜록홈즈:앤더슨가의 비밀’이 오는 27~28일 상하이 인텍스에서 한국 창작 뮤지컬의 매력을 알리는 쇼케이스 무대에 선다. 이날 항주, 소주, 광저우, 홍콩, 마카오 공연 관계자들이 몰려와 관람한 후 작품 구매 여부를 결정한다.
이 행사는 한국문화예술위원회(위원장 박명진)가 국내 우수 공연의 중국 진출 교두보를 확보하기 위해 마련됐다. 문화체육관광부와 산업통상자원부가 주최하고 대한무역투자진흥공사와 한국콘텐츠진흥원이 주관하는 ‘2015 코리아 브랜드&한류상품 박람회(KBEE)’ 일환이다.
한국문화예술위원회는 27~29일 한국공연홍보관 부스를 운영하면서 100여개 우수 공연 작품 자료집을 배포하고 동영상을 상영할 예정이다.
한국문화예술위원회는 “한국 공연 단체의 해외 공연 유통 창구를 마련하고 해외 네트워크를 만들어 주기 위해 홍보관과 쇼케이스를 마련했다”고 취지를 밝혔다.
중국 공연 시장은 14조원 규모. 5000억원에 머물고 있는 국내 공연 시장의 한계를 뛰어넘기 위한 대안으로 주목받고 있다. 그러나 지금까지 창작 뮤지컬 ‘광화문 연가’ ‘총각네 야채가게’ ‘빨래’ ‘김종욱찾기’ 등이 진출했으나 큰 성공을 거두지는 못했다.
김종중 뮤지컬서비스 대표는 “베이징과 상하이를 제외하고는 티켓 판매 시스템과 홍보 채널이 제대로 구축되지 못했다. 주로 입소문이 널리 퍼진 유명 공연 티켓을 구입하기 때문에 새로운 창작 뮤지컬이 자리 잡기 힘들다”고 말했다.
난관이 많지만 성장 잠재력이 큰 중국 시장은 여전히 기회의 무대다. 창작 뮤지컬 ‘광화문 연가’를 한국과 중국 합작으로 만든 뮤지컬 ‘스타탄생’(10월 28일 소주 TV시티공연장), 연극 ‘라이어’(28일 항주 항주극원, 11월 1일 상하이 양포대극원, 12월 16~18일 상하이 예해극원)가 대륙 공략을 준비하고 있다. 넌버벌 퍼포먼스 ‘난타’ 전용극장도 조만간 광저우에서 오픈한다.
한국문화예술위원회도 국내 공연 제작사들의 중국 진출을 적극 도와줄 계획이다. 특히 한국문화예술위원회 창작산실 사업에 선정됐던 창작 뮤지컬을 중점적으로 지원할 예정이다. 가능성 있는 대본을 발굴해 시범공연과 초연, 재공연 등 3개년에 걸쳐 집중 육성하는 사업이다.
이번 쇼케이스 참가작 3편도 이 사업의 수혜를 입었다. 제작 초기 지원금을 받은 덕분에 작품성과 흥행성을 인정받은 창작 뮤지컬들이다.
뮤지컬 ‘셜록홈즈:앤더슨가의 비밀’은 두 발의 총성과 함께 사라진 여인과 그를 찾는 의뢰인 3명이 얽힌 추리극. 숨 막히는 스토리 전개와 팽팽한 긴장감, 세련된 무대, 아름다운 음악이 증폭되어 극의 절정을 이끈다. 2013년 일본 7개 도시에서 매진 행진을 기록한 후 이제 중국 시장을 넘본다.
공연제작사 알앤디웍스는 “일본 성공을 토대로 중국 시장에서도 좋은 반응을 얻었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뮤지컬 ‘파리넬리’는 18세기 유럽을 뒤흔들었던 오페라 가수 파리넬리의 파란만장한 인생을 담은 작품. 최근 ‘더뮤지컬 어워즈’에서 ‘올해의 창작뮤지컬 상’을 수상했다.
공연제작사 HJ컬쳐는 “한국문화예술위원회 지원 덕분에 완성도 높은 공연을 만들
뮤지컬 ‘그날들’은 한류 배우 지창욱과 규현 등이 출연해 중국 관광객들이 많이 찾았던 작품. 상하이에서도 그 열기를 이어나가길 바란다.
[전지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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