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끄러운 일이 무슨 자랑이어서 그렇게 당당히 밝히냐는 비난 댓글도 있다. 그러나 이들은 어떤 사람을 ‘일 못(하는 사람)’과 ‘일 잘(하는 사람)’로 구분하기란 그리 간단한 문제가 아니라고 항변한다. 저자들은 ‘일 못하는 사람’의 존재가치에 대한 시점의 전환을 꾀한다. 서류의 오타는 일시나마 팀원들에게 큰 웃음을 주기도 하고, 무려 이면지를 생산하기도 한다. 일 못하는 사람도 긍정적 효과를 낼 수 있고 미덕을 만들 수 있다는 것이다.
책은 지긋지긋한 인정 투쟁을 그만두라고 조언한다. 인정투쟁의 문을 연 순간 개인의 자존감은 곤두박질친다. 인정 받을수록 허무함을 느끼는 경우가 많은데, ‘일’이 곧 ‘나’라는 생각을 동력 삼아 유지된 인정투쟁에선 진정한 자아는 사라지기 때문이다.
책을 읽다보면 불평을 넘어 불평을 야기한 사회 구조로 시선이 돌아간다. 그저 일 못하는 사람으로 평가받은 것을 분하게 여기고 좌절감에 빠져 자포자기할 것이 아니라, 왜 내가 그런 식으로 평가당할 수밖에 없는지 이유를 묻게 된다. 사무직이 됐어도 파리목숨 취급받는 노동 환경에서 ‘일 못’의 자존감은 보장받을 수 없다고 책은 말한다.
세상 탓, 회사 탓, 상사 탓, 내 탓 등 온갖 성토가 쏟아진다. 직장인이라면 공감되는 에피소
[이선희 기자]
[ⓒ 매일경제 & mk.co.kr,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