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방송에서 활약 중인 요리사 이연복의 음식은 감탄을 넘어 존경을 불러일으키고 있다. 한치의 흐트러짐 없이 정통의 조리법을 따라 만든 그의 음식은 가짜 요리가 판치는 세상에서 고결한 빛을 자아낸다.
불필요한 장식은 배제하고 오로지 ‘맛’으로 승부하는 소박한 요리는 40여년간 주방만 쳐다본 그의 꾸밈없는 인생과 닮았다. 이 책은 “삶이 곧 요리이자, 요리가 곧 삶”인 이연복의 이야기다. 그는 13살때 중국집 배달을 시작했다. 할아버지가 산둥에서 넘어온 화교였다. 선조들이 그러하듯 그는 주방에서 인생을 배웠다. 흔한 포장지가 없어서 짬뽕 국물이 넘칠세라 쩔쩔 매면서 배달했던 유년 시절은 고된 노동의 인상을 영혼에 깊이 아로새겼다. 국내 최초 호텔 중식당 호화대반점, 주한 대만 대사관, 일본 유학생활을 거치면서 그는 요리의 핵심은 ‘진심’임을 터득했다.
열심히, 끝까지 최선을 다하는 마음가짐이다. 뻔한 얘기지만 마음을 두드린다. 그의 삶이 증거이기 때문이다.
“난 직진말고는 옆길로 돌아갈 길도 없었다. 앞으로 쭉 걷다보니느 조금씩 인정도 받고 위치도 올라가고, 더 열심히 하게 됐던 것 같다”.
인품에서 요리도 나온다. 오랫동안 이연복을 지켜본 푸드칼럼니스트 박찬일은 “염치와 겸손을 아는 요리사”라고 그를 평했다. 서울 연희동에서 대형 중식당을 운영하는 그이지만 옷차림은 허름하다. “내가 언제 실력이 있어서 여기 왔느냐, 다 주변 덕”이라고 말
“임대료가 좋은 가게보다는 오로지 맛으로 승부할 수 있는 나만의 장소를 찾아야한다”는 조언은 자영업의 실패율이 높은 요즘 귀담아들을 만하다. ‘집에서 만들어먹는 중화요리 8개의 조리법’은 부록이다.
[이선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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