과연 소액 금융기관에게서 대출을 받은 가난한 사람들의 형편은 나아졌을까. 빈곤을 퇴치할 것이라는 기대와는 달리 터무니없이 높은 이자가 대출자들을 빚의 수렁에 내몰고 공격적인 대출금 회수 관행은 강제 매춘과 자살까지 발생시키고 있다. 노동집약적인 영세사업을 하는 많은 가정은 자녀를 노동에 투입해 아동노동도 만연하고있다. 10년 이상 소액금융업계에 몸담으면서 세계 곳곳에서 벌어지고 있는 추악한 실상을 목격한 휴 싱클레어는 책에서 21세기 신종 고리대금업으로 전락한 소액금융의 실체를 낱낱히 고발한다.
싱클레어는 소액금융가 제도 자체의 맹점으로 인해 빈곤완화에 기여할 수 없다고 단언한다. 당장 대출금이 생산적인 용도에 쓰이는 경우는 드물다. 다른 대출금을 갚고 갖가지 공과금을 납부하거나 텔레비전 구입 등 일반적 소비활동을 하는데 탕진해 버린다. 운좋게 어느정도 자립에 성공했더라도 소규모 상점은 손쉽게 대기업의 먹잇감이 된다. 낮은 회수율을 만
[배한철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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