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BN스타 금빛나 기자] 90년대 애니메이션 ‘영심이’의 오영심과 그의 남자친구 왕경태가 2015년 뮤지컬 ‘젊음의 행진’으로 다시 돌아왔다. 한층 더 젊어진 ‘젊음의 행진’은 90년대에서 2000년대 사이 가요들로 이뤄진 넘버를 통해 그 때 그 시절의 감성과 흥겨움을 전해주며, 본 공연에 대한 기대를 높였다.
26일 오후 서울 마포구 레진코믹스 V홀에서 ‘젊음의 행진’ 쇼케이스가 진행됐다. 본격적인 공연이 시작되기 전부터 故 신해철 ‘그대에게’ 알이에프(R.ef) ‘이별공식’ 등의 음악이 흘러나오면서 관객들의 어깨를 들썩이게 했던 쇼케이스는 신보라의 ‘난 괜찮아’ 박광선의 ‘깊은 밤을 날아서’와 조형균의 ‘내일이 찾아오면’을 연달아 부르면서 본격적인 시작을 알렸다.
‘젊음의 행진’은 배금택 작가의 인기 만화 ‘영심이’를 재해석, 영심이와 왕경태의 33년 후 애틋한 사랑이야기를 그리며 과거의 히트곡을 노래하는 작품이다. 35세가 된 주인공 영심이가 ‘젊음의 행진’ 콘서트를 준비하던 중 학창시절 친구 경태를 만나 추억을 떠올리면서 벌어지는 이야기를 다룬다.
8번째 재연무대를 올리게 된 ‘젊음의 행진’은 한층 젊어졌다. 80년대 음악을 대폭 줄이고 그 대신 소찬휘의 ‘티얼즈’(Tears) 조성모의 ‘다짐’과 같은 2000년대의 히트곡들로 교체한 것이다. 배우 층도 한층 화려해졌다. 개그맨 신보라와 그룹 울랄라세션의 막내 박광선이 처음으로 뮤지컬에 도전할 뿐 아니라, 조형균과 정가희 등 인기와 실력을 겸비한 뮤지컬 배우들도 대거 합류한 것이다. 신보라와 정가희는 영심이로, 조형균과 박광선은 경태로 더블캐스팅 됐다.
이날 ‘젊음의 행진’ 쇼케이스는 콘서트 형식으로 진행됐다. ‘토토가’ 콘서트를 보는 듯 ‘이별공식’ ‘소녀시대’ ‘허니’ ‘날 떠나지마’ 등의 노래들이 이어졌다. 신나는 노래에 맞춰 배우들이 선보이는 익숙한 댄스에 관객들은 모두 하나가 돼 신나게 따라하며 흥겨운 분위기를 연출했다. 감성적인 노래도 있었다. 조형균과 박광선은 “우리 둘이 부르는 건 오늘이 마지막”이라는 멘트와 함께 토이의 ‘내가 잠시 너의 곁에 살았다는 걸’을 듀엣으로 부르며 애절하면서도 감미로운 분위기를 연출했다. 하이라이트는 故 신해철의 ‘그대에게’였다. 신해철의 기일 하루 전, 모두가 한 목소리로 부르는 ‘그대에게’는 노래가 전해주는 에너지와 함께, 울컥한 감동까지 전해주었다.
쇼케이스를 이끄는 진행자는 없었지만 신보라와 박광선 등 배우들의 뜨거운 입담과 그에 호응하는 관객들 덕분에 지루할 틈이 없었다. 뮤지컬을 위해 살을 빼고 복근을 만들었다는 박광선의 말에 한 남성관객이 굵직하면서도 강단 있는 목소리로 “보여줘”라고 외치면서 공연장은 순식간에 웃음바다로 변했다. 순간 당황한 박광선이지만 “아직 보여주기에는 다 준비돼지 않았다. 공연 때까지 완벽하게 만들겠다. 제 복근은 공연장에 와서 보시라”고 대처하는 동시에 ‘젊음의 행진’ 홍보까지 이어나갔다.
아쉬움은 있었다. 흥겨움을 이어간 것은 좋았으나 관객의 ‘앵콜’을 미처 준비하지 못했다는 것이다. 단숨에 끊겨버린 흥겨움으로 관객들은 떨어지지 않는 발걸음을 옮겨야 했다.
한편 ‘젊음의 행진’은 오는 11월13일부터 내년 1월10일까지 서울 이화여대 삼성홀에서 공연된다.
금빛나 기자 shinebitna917@mkculture.com / 페이스북 https://www.facebook.com/mbnstar7