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산의 최고 부촌(副村)인 해운대에 갤러리들이 몰려오고 있다. 1980년대까지만 하더라도 대부분의 갤러리들은 당시 부산 중심지인 광복동과 중앙동에 위치하고 있었지만 2000년 이후 해운대가 신흥 부촌으로 떠오르면서 해운대에 50곳에 가까운 갤러리가 몰리면서 ‘아트벨트’를 형성하고 있다.
4일 해운대구와 부산화랑협회에 따르면 현재 해운대에 자리를 잡은 갤러리는 모두 49곳. 부산 전체 갤러리가 80여 곳인 점을 감안하면 60% 이상이 해운대에 몰려있는 셈이다.
해운대에 갤러리가 들어서기 시작한 것은 2000년대 초. 풍광이 아름다워 한국의 몽마르트르 언덕이라고 불리는 달맞이 언덕 주변으로 갤러리들이 하나둘씩 몰려들기 시작했다.
달맞이 언덕에 30여 개의 갤러리가 들어서 포화상태가 되자 몇년전부터 갤러리들이 부산의 초고층 고급 주거단지인 마린시티와 센텀시티에 둥지를 틀고 있다.
현재 마린시티에 자리를 잡고 있는 갤러리는 10여 곳. ‘공간화랑’과 ‘다운타운 갤러리’, ‘K 갤러리’ 등이 마린시티 고급 아파트 상가에 잇따라 생겨났다. 특히 최근에는 국내 최고층 아파트인 마린시티 두산위브더제니스 상가의 한 층에만 ‘갤러리문앤박’과 ‘수호롬 부산’, ‘갤러리 서린 스페이스’ 등 3곳의 갤러리가 들어서는 이례적인 모습을 보였다.
또 다른 부촌인 인근 센텀시티에도 갤러리가 잇따라 들어서고 있다. 센텀시티엔 ‘갤러리 오로’와 ‘아트 갤러리’, ‘갤러리 폼’ 등 10여 개의 갤러리가 자리를 잡고 있다.
해운대에 이렇게 갤러리가 몰리는 이유는 신규 부유층 고객을 잡기 위한 것으로 볼 수 있다. 또 해운대가 전국구로 뜨고 서울은 물론 전국의 모든 관광객들이 해운대를 찾으면서 잠재고객이 될 수 있다는 점도 작용했다는 분석이다.
강경희 부산화랑협회 회장은 “갤러리의 경우 관람객도 많아야 하고 그림을 판매하는 역할도 해야하기 때문에 사람과 돈이 모이는 곳으로 이동하는 경향이 있다”며 “부산 부촌의 이동이 갤러리의 이동으로 이어지고 있다고 보면 될 것”이라고 말했다
강 회장은 “경기가 좋지 않은 상황에서 갤러리가 잇따라 들어서는걸 의아해 하는 사람
[부산 = 박동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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