찬란했던 백제 문화의 진수를 보여주는 유물이 충남 부여 왕흥사지에서 발견됐습니다.
제작시기가 명확히 기록된 금·은·동 사리기가 발굴돼 학계의 비상한 관심을 끌고 있습니다.
강영구 기자가 보도합니다.
1400년이 지나도 빛을 잃지 않는 황금 귀금속과 오색 구슬들.
섬세하기 이를데 없는 운모로 만든 연꽃 문양.
그중에서도 가장 주목받는 것은 최초로 백제시대 목탑지에서 발견된 금·은·동 사리기입니다.
사리기에는 '정유년 2월 십오일 백제왕 창(위덕왕)이 죽은 왕자를 위하여 절을 세우고 본래 사리 두 매를 묻었을 때 신의 조화로 셋이 되었다'라는 내용이 한자로 적혀있습니다.
정확히 1천430년 전인 577년, 죽은 왕자를 위해 왕흥사를 세웠다는 것을 알 수 있습니다.
사리기 주변에는 오색 찬란한 귀금속과 장신구들이 함께 발굴됐고, 갖가지 문양의 기와도 나왔습니다.
인터뷰 : 유홍준 / 문화재청장
-"사리함이 나온 577년을 놓고 보면 당시 세계 최고 수준이라고 해도 과언이 아닙니다. 당시 일본은 고대국가가 되지 못했고, 중국은 북제·북주로서 과도기에 있었고..."
이번 발굴은 백제 금동대향로(국보 제287호) 이후 최대의 발굴성과로 평가받고 있습니다.
문화재청은 이번에 발굴한 금·은·동 사리기를 국보로 지정할 예정입니다.
강영구 기자
-"화려했던 문화에 비해 그동안 발굴 유물이 부족했던 백제, 이제 그 찬란한 고대국가가 하나씩 베일을 벗고 있습니다. mbn 뉴스 강영구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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