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BN스타 서민교 기자] “너 살리에르 알아? 그럼 모차르트는 알지?”
뮤지컬 ‘살리에르’(연출 김규종)에서 살리에르 역을 맡은 정상윤이 대극장 엘리베이터 안에서 꼬마 아이들에게 던진 질문이다. 초등학생 정도로 보이는 이 아이들의 대답은 뻔했다. 살리에르는 몰라도 모차르트는 잘 알고 있었다.
배우 정상윤은 “우리가 뮤지컬 ‘살리에르’를 하는 이유”라고 말했다.
↑ 사진=서민교 기자 |
뮤지컬 ‘살리에르’가 대극장 업그레이드 버전으로 돌아왔다. 천재 음악가 모차르트를 질투한 위대한 음악가에 대한 이야기다. 시대를 잘못 선택한 불운의 음악가의 갈등과 고뇌를 그린다. 이를 통해 현대인의 질투와 열등감을 표출시킨다.
주인공 살리에르 역은 최수형과 정상윤이 다시 맡았고, 제라스 역에도 초연 배우 김찬호와 조형균이 출연한다. 모차르트 역에는 허규와 박유덕이 캐스팅 됐다.
다시 돌아온 뮤지컬 ‘살리에르’는 대극장에 어울리게 바뀌었다. 음악은 더 깊어졌고 안무는 더 강렬해졌다. 무대와 의상은 더 화려해졌고 조명도 현란해졌다. 뮤지컬 넘버도 대폭 수정 보완 작업했다. 주인공 살리에르의 내면의 감정을 깊게 표현하기 위해 중점을 뒀다.
뮤지컬 ‘살리에르’에 출연하는 캐릭터는 개성이 뚜렷하다. 더블 캐스팅 배우들의 개성 또한 도드라진다. 관객들로서는 공연을 볼 때마다 신선함을 느낄 수 있어 행복하다.
살리에르 역을 맡은 최수형과 정상윤은 이미 살리에르에 흠뻑 빠져 있다. 그들에게는 살리에르가 모차르트보다 위대한 음악가다. 바로 자신이기 때문.
최수형은 “처음엔 보통사람으로 접근을 해지만, 대단한 사람이었다. 살리에르의 좋은 귀와 음악적 능력이 있었기 때문에 모차르트를 단번에 알아볼 수 있었다”며 “살리에르 역시 음악적 천재였는데 열정이 너무 많아 젤라스라는 인물이 튀어나온 것이다. 엄청난 열정을 갖고 있는 사람이 있었다고 기억해줬으면 한다”고 말했다.
정상윤도 살리에르의 삶을 그대로 옮겨 생활하고 있다. 강렬하고 어둔 그 감정대로 자신을 흘러가도록 둔다. 정상윤은 “살리에르는 나에게는 굉장한 위인이라고 생각한다. 살리에르의 삶, 그의 감정과 상황에만 집중하고 연기하고 있다”며 “누구나 신념을 갖고 살아가면 기억에 남지 않을까. 살리에르는 모차르트보다 더 위대한 악장이었다”고 털어놨다.
살리에르 안에 살면서 내면 감정을 표출시킬 젤라스 역의 김찬호와 조형균도 질투심에 불타는 살리에르를 표현한다. 김찬호는 “초연을 하고 재연을 준비하면서 젤라스에 대해 더 고민했다. 질투의 이미지에서 더 성장해 미저리 같은 느낌으로 크게 키우려고 노력했다”고 말했다. 또 조형균도 “조형균이 아닌 캐릭터로 만들고 보이기 위해 눈을 뜨면 살리에르를 위한 음악을 들으며 빠져들고 있다”고 강조했다.
뮤지컬 ‘살리에르’에서는 모차르트에 대한 존재감이 크지 않다. 시대의 뜨거운 스포트라이트는 독차지 하지만 무대 위 주인공은 아니다. 하지만 이 작품의 모차르트를 조금 더 살펴볼 필요가 있다.
모차르트 역의 박유덕이 던진 관람 팁은 중요한 포인트다. 박유덕은 “관객들이 공연을 보실 때 모차르트 안에 있는 젤라스를 봤으면 좋겠다”고 했다. 살리에르가 아닌 모차르트 안의 젤라스. 그는 “모차르트만의 질투도 있다. 모차르트가 무엇을 고민하고 어떤 것을 질투하는지에 대해…”라고 말끝을 흐리며 궁금증을 남겼다.
또 하나의 관전 포인트는 두 모차르트의 개성이다. 허규는 이번 작품에 처음 참여해 모차르트 역을 소화했다. 클래식한 시대극이 처음인 톡톡 튀는 개성을 자랑한다. 허규는 “모차르트 캐릭터가 탐이 나서 무조건 도전한 작품”이라며 “난 대중실용음악에 가까운 락 발성을 갖고 있어 이런 극에 어울릴까 걱정을 많이 했다. 락 필(Feel)이 나는 모차르트다. 내가 하면 그렇게 된다. 아마 가장 차이가 큰 더블 캐스팅이 아닐까. 전혀 다른 색깔의 모차르트를 구현하겠다”고 애착을 드러냈다.
뮤지컬 ‘살리에르’는 서울 강남구 광림아트센터 BBCH홀에서 다음달 13일까지 열린다. 모차르트에 가려진 위대한 2인자를 만나볼 시간이다. 그 질투의 속삭임이다.
서민교 기자 11coolguy@mkculture.com /페이스북 https://www.facebook.com/mbnstar7