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BN스타 금빛나 기자] 뮤지컬 ‘뉴시즈’에는 없는 것이 있다. 바로 주인공이다. 신문을 파는 소년 모두가 주인공이기에 특정한 한 인물을 주인공으로 꼽기 어렵다는 것이다. 주인공이 없기에 티켓 판매로 직결된다는 스타마케팅도 찾아보기 어렵다.
스타를 포기한 대신 ‘뉴시즈’가 선택한 것은 노래와 춤 모두 잘 하면서도 신선한 배우들이다. 토니상에서 음악상과 안무상을 받으면서 흥행과 작품성 모두 인정받았던 ‘뉴시즈’의 기적은 치열한 국내 뮤지컬 시장에서 살아남을 수 있을까.
19세기 말 뉴욕 시를 배경으로 하는 ‘뉴시즈’는 길 위의 어려운 생활 속에서 더 나은 삶을 꿈꾸는 누더기 10대 뉴시즈(신문팔이 소년)의 열정적인 이야기를 다루고 있다. 출판 거물인 조세프 퓰리처와 윌리엄 랜돌프 허스트가 뉴스보이들이 부담하는 배급료를 인상 하자, 잭은 도시 전역의 뉴시즈들을 모아 정의를 위해 싸울 때라고 결심하고 파업에 돌입하면서 극은 전개된다.
현재까지 작품에 대한 여론은 긍정적이다. 지난달 25일 진행됐던 쇼케이스에서 맛보기 공연을 선보였던 ‘뉴시즈’는 기대 이상의 실력을 자랑하며 이를 기다리던 관객들에게 호평을 받았던 것이다. 공개됐던 장면은 신문팔이 소년 잭과 그의 친한 친구 크러치가 꿈의 도시 산타페로 떠날 것이라고 말을 하는 ‘Santafe’와 맨해튼에서 신문을 팔며 생활하는 뉴스보이들의 모습을 담은 ‘Carrying the Banner’였다. 배우들의 연기와 노래는 안정적이었으며 아크로바틱과 발레, 탭댄스, 그리고 무대 설치까지 완벽하게 합을 이루면서 초반 시선 끌기에는 성공했다. 네이버 생중계를 통해 공개됐던 이날의 공연에서 많은 누리꾼들은 “기대 이상”이라는 평을 남겼으며, 일부 누리꾼들은 “지금까지 생중계 해 준 뮤지컬 중 가장 완성도가 높았다”는 극찬을 보내기도 했다.
여러모로 완성도가 높다고 평가받는 ‘뉴시즈’이지만 애석하게도 대중적인 관객들을 끌어 모을 만한 스타가 없다보니 티켓 판매 성적은 저조하다. 온주완의 뮤지컬 데뷔로 대중의 시선을 끌기는 했으나, 아직 무대 위에서 실력이 증명되지 않은 만큼 관심이 티켓으로 이어지지 않고 있는 상황이다. 공연계에서 실력을 인정받은 서경수, 이재균 역시 상황은 크게 다르지 않다. 회전문 관객이 생길 만큼 크고 작은 팬층은 형성돼 있으나, 국내 초연되는 만큼 여러 변수들로 인해 티켓팅을 주저하는 이들 또한 적지 않다.
‘뉴시즈’에는 재미있는 사실이 있다. 뮤지컬 ‘뉴시즈’는 디즈니가 제작해 크리스천 베일이 주연을 맡아 1992년 개봉한 영화를 근간으로 하는데, 영화는 흥행에서 크게 참패했다는 것이다. 다행히 비디오 홈 시스템(VHS)과 DVD 발매 후 컬트 팬 문화로 발전했으며, 이후 디즈니 뮤지컬 영화 중 무대 버전 각색 요청을 가장 많이 받은 작품이다.
이에 따라 디즈니는 ‘뉴시즈’의 뮤지컬 무대화를 실시한다. 아카데미상을 8회 수상한 디즈니의 작곡가 알란 맨켄과 작사가 잭 펠드먼이 음악을 담당했으며, 뮤지컬 ‘킹키부츠’로 실력을 인정받은 작가인 하비 피어스타인이 대본을 맡고, ‘보니 앤 클라이드’ ‘하이스쿨 뮤지컬’의 제프 칼훈이 연출을 맡았다. 뮤지컬로 만들어지면서 영화에는 없던 사랑 이야기도 추가시키며 말랑말랑한 재미도 더했다.
2011년 뉴저지에서 뮤지컬로서 첫선을 보였던 ‘뉴시즈’는 이후 2013년 브로드웨이에 입성하게 되고 이후 총 1005회 공연을 통해 무려 100만 명 이상을 공연장으로 발걸음하게 했다. 미국 브로드웨이 디즈니 뮤지컬 역사상 최단기간에 손익분기점을 뛰어 넘긴 작품으로 기록됐을 뿐 아니라 ‘가장 완벽한 디즈니 뮤지컬’이라는 찬사까지 듣게 됐다. 영화로서 눈물을 흘렸던 ‘뉴시즈’가 각본 없는 드라마처럼 뮤지컬로 부활하며 이른바 흥행 기적을 이룬 셈이다.
이 같은 기적은 스타 없는 국내 ‘뉴시즈’ 초연에서도 이어질까. 4월12일부터 7월3일까지 충무아트홀 대극장.
금빛나 기자 shinebitna917@mkculture.com / 페이스북 https://www.facebook.com/mbnstar7