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BN스타 금빛나 기자] 2004년 국내 초연 이후 어느덧 10년의 역사를 훌쩍 넘은 뮤지컬 ‘맘마미아’는 영화로도 출시된 만큼 이를 모르는 이가 없으며, ‘댄싱퀸’ ‘맘마미아’ ‘허니허니’ 등 세계적인 팝그룹 아바(ABBA)의 명곡들로 구성되면서 음악 또한 무척이나 친숙하다.
스토리도, 넘버도 모든 것을 다 알고 보는 ‘맘마미아’이지만, 그럼에도 지루할 틈이 없으며 반전 없이 이야기가 전개됨에도 묘한 재미와 감동까지 느끼게 해준다. 배우들과 함께 웃고, 긴장하고를 반복하다가 어느덧 160분의 시간이 훌쩍 지나간다.
그리스 지중해의 외딴섬을 무대로 하는 ‘맘마미아’의 주인공은 젊은 날 꿈 많던 아마추어 그룹의 리드싱어였으나 지금은 작은 모텔의 여주인이 된 도나와 그녀의 스무 살 난 딸 소피이다. 도나의 보살핌 아래 홀로 성장해 온 소피는 약혼자 스카이와의 결혼을 앞두고 아빠를 찾고 싶어 하고, 그러던 중 엄마가 처녀 시절 쓴 일기장을 몰래 훔쳐보게 된다. 그 안에서 자신의 아버지일 줄 모르는 샘, 해리, 빌을 발견하게 되고, 이윽고 엄마인 도나의 이름으로 몰래 초청장을 보내게 된다. 소피의 초대를 받은 샘, 빌, 해리가 섬으로 찾아오면서 결혼식을 앞둔 한바탕 소동이 벌어지게 된다.
하룻밤 사이 사건이 벌어지고, 또 수습되고, 그 안에서 사랑을 나누는 ‘맘마미아’ 속 인물들의 이야기는 오늘날의 시점에서 봤을 때 어쩌면 단순할 수 있다. 그럼에도 2004년 국내 초연 이후 이 작품이 꾸준한 인기를 누리는 것은, 누구나 공감 가능하고 보편적인 ‘엄마’에 대해 다루기 때문일 것이다.
실제 ‘맘마미아’는 엄마와 딸이 함께 보기 좋은 작품으로 꼽히는데, 도나가 딸 소피의 결혼식을 도와주는 장면, 그리고 그의 친구인 타냐, 로지와 함께 지나온 시간들을 추억하고, 또 그를 즐기는 장면들은 객석에 앉아있는 엄마와 딸들의 감성을 자극하기 때문이다. 그 시대를 이미 지나온 이들은 각자의 지나간 추억들을 떠올리고, 소피와 같은 딸 세대의 관객들은 마치 엄마의 옛날이야기를 듣는 듯한 느낌을 받게 된다. 여기에 갑자기 나타난 도나의 첫사랑이자, 소피의 아버지일지도 모르는 남자들은 어린 시절 설레는 첫사랑의 기억을 떠올리게 하면서 관객들의 가슴 두근거리게 하는 몰입을 이끌어낸다.
지금은 유행에 뒤쳐져 촌스러워진 반짝이 쫄쫄이 의상이지만, 그럼에도 80년대 아바의 무대 의상을 입고, 춤추고 노래하는 도냐, 타냐, 로지의 모습을 보면 어느덧 흥겨워진다. 그리고 ‘댄싱퀸’의 하이라이트 “인생은 멋진 거야. 기억해 넌 정말 최고의 댄싱퀸”라는 노래가사가 객석에 전달이 되고, 이 같은 전달은 관객들에 깊은 울림을 남기고 떠난다.
배우들의 연기 또한 일품이다. 전배역 오디션을 통해 선정된 배우들은 신구 조합을 이루면서 서로 다른 매력을 전해준다. 배우 신영숙, 김영주, 전수경, 홍지민, 이경미, 박지연, 김금나, 서현, 남경주, 성기윤 등의 배우들은 무대를 종횡무진하며 극의 중심을 잡아준다. ‘맘마미아’를 통해 뮤지컬 배우로 성장 중인 서현은 아직 무대 위 모범생적인 모습을 완전하게 지우지는 못했으나, 그럼에도 발랄한 소피의 모습을 무리 없이 소화하고 있다.
한편 뮤지컬 ‘맘마미아’는 6월4일까지 서울 송파구 잠실 샤롯데씨어터에서 열린다.
금빛나 기자 shinebitna917@mkculture.com / 페이스북 https://www.facebook.com/mbnstar7