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BN스타 금빛나 기자] 뮤지컬 ‘마리아 마리아’가 ‘패션 오브 지저스’라는 부제를 달고 4년 만에 다시 무대에 올랐다. 오랜만에 관객을 찾은 ‘마리아 마리아’는 ‘올 뉴 2016 메이크업’(‘All New 2016 Make Up’)라는 타이틀에 걸맞게 머리부터 발끝까지 달라져 있었다.
의상은 한층 세련돼졌고, 스토리는 보강됐으며, 예수의 수난과 마리아의 마음을 담은 음악은 더욱 강렬하고 애절해졌다. 전반적으로 업그레이드를 이룬 ‘마리아 마리아’지만 어딘지 모르게 비슷한 소재를 다룬 뮤지컬 ‘지저스 크라이스트 수퍼스타’의 냄새가 난다. 우리의 창작뮤지컬 ‘마리아 마리아’가 이제 넘어야 할 가장 큰 산은 라이선스 뮤지컬 ‘지저스 크라이스트 수퍼스타’(이하 ‘지크수’)의 그림자에서 벗어나는 것이었다.
‘지크수’와 유사성에 대해 ‘마리아 마리아’의 제작사 HJ컬처 한승원 대표는 24일 오후 서울 강남구 광림아트센터 BBCH홀에서 열린 뮤지컬 ‘마리아 마리아’의 프레스콜에서 “어떤 작품을 만들 때 특정 작품을 고려하지 않고 시작한다. 아무래도 두 작품 모두 예수에 대한 이야기를 하고 있다는 점으로 인해 비슷하다는 느낌을 받는 것 같다”고 전했다.
한 대표는 기존의 ‘마리아 마리아’와 달라진 점에 대해서 “기존의 ‘마리아 마리아’에서도 록적인 스타일의 곡이 많았다. 다시 무대에 올리면서 이 같은 장점을 살리려고 했다”며 “전과 달라진 점이 있다면 드라마가 전면 개편됐다는 것이다. 마리아의 위치라든지, 사독이라는 역할을 못 보여줬는데, 보여줄 수 있는 부분이 보강 됐고, 새로운 넘버를 추가하면서 완성도를 높였다”고 설명했다.
2003년 초연부터 지금까지 ‘마리아 마리아’와 함께 해 온 유혜정 작가는 기존의 작품과 2016년 ‘마리아 마리아’의 가장 큰 차이점에 대해 ‘마리아’라는 인물의 변화를 꼽았다. 유 작가는 “전체적인 플롯은 변함이 없다. 대신 예수를 욕망의 대상으로 삼은 마리아가 변화되는 과정에 초점을 두었다. 이전에는 마리아의 내면화된 상처를 다뤘다면, 이번에는 마리아의 세상적인 욕망과 모든 욕망이 거절되고 난 후의 변화를 다루고 싶었다. 전보다 능동적이고 적극적인 인물로 변화된 것”이라며 “마리아 외에도 각 인물의 성격이 강화되고 캐릭터들이 주체성을 띄게 하면서 드라마를 보강해 나갔다”고 설명했다.
‘지크수’와 ‘마리아 마리아’의 차이에 대해 유 작가는 “‘지크수’가 유다의 관점에서 보는 예수의 모습을 다룬다면, ‘마리아 마리아’는 마리아의 시선으로 보는 예수의 모습을 그린다”며 “‘마리아 마리아’에서는 강 인물들의 관계에 대해 집중했다”고 밝혔다.
‘지크수’와 ‘마리아 마리아’를 이어주는 연결고리는 하나 더 있다. 예수 역의 김신의와 마리아 역의 이영미가 ‘지크수’에 출연했다는 것이다. 김신의는 2013년 ‘지크수’의 유다역으로 이영미는 2015년 ‘지크수’의 마리아로 출연해 열연을 펼친 바 있다.
“두 작품 다 제게는 가슴 벅찬 작품”이라고 말한 김신의는 “유다를 연기할 때는 유다가 마치 제 모습인 것 같았고, 예수를 맡은 지금은, 예수의 연기하는 시선에서 보는 베드로와 유다, 이 인물 중 한명이 나겠구나라는 생각을 한다”며 “그래도 영미누나가 저에게 ‘너 예수가 더 잘 어울린다’고 해 주셔서 감사하게 하고 있다”고 털어놓았다.
이영미는 “‘지크슈’를 할 때도 그렇고, 지금도 최대한 종교적인 접근을 하지 않기 위해 애를 썼다. ‘지크수’에서 마리아가 예수를 위로하는 역할이었다면, ‘마리아 마리아’에서 마리아는 악행을 저질렀음에도 자신을 구해준 예수로 인해 변화되고, 그를 따라 다니면서 경험하지 못했던 것을 알고, 십자가 처형을 목격을 한 이후 깨달음을 얻게 되는 한 여자의 삶의 모습을 그리고 있다”며 “살다가 나에게 영향을 끼치는 사람을 만났을 때 모든 것이 바뀌는, 누구에게나 있을 수 있는 모습을 그리고 있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어 “종교를 가진 분들은 자신의 신앙을 되짚어 보는 시간이 될 것이고, 종교가 없는 분들도 우리 삶에 믿음, 확신, 깨달음을 찾을 수 있는 기회가 되지 않을까 싶다. 모든 사람들에게 의미를 줄 수 있는 작품이 될 것”이라고 강조했다.
이전의 ‘마리아 마리아’와 지금의 공연이 보여주고 있는 차이점에 대해서는 기존의 무대에 올랐던 소냐가 설명했다.“새로워진 대본에 익숙해지려고 노력했다”고 말한 소냐는 ‘마리아 마리아’는 창녀로서 하루도 일을 하지 않으면 의식주가 해결되지 않는 삶이었다면, 이번에는 의식주는 풍족하게 가지고 있지만, 노예라는 본인이 원하지 않지만 명령으로 인해서 창녀의 삶을 살아야 하는 마리아를 연기한다”며 “의식주가 충족이 됐음에도 공허함의 마리아를 연기하면서, 그 절박함을 어느 정도의 표현으로 해야 할까 고민이 많다”고 털어놓았다.
‘마리아 마리아’에 예수 역으로 새롭게 캐스팅 된 허규는 “배우로서 캐릭터를 접하는 자세로 접하지 못하고, 개인적인 신앙을 가지고 있는 사람으로 접근을 하니 연기하는 것이 어려웠다. 앞으로 연기함에 있어서 이런 모습을 깨야할 것 같다”며 “무엇보다 ‘마리아 마리아’에서 예수만 송스루다. 노래만 가지고 수많은 감정을 번뇌를 표현해야 하는 것이 어렵더라. 그런 지점에서 긴장과 어려움을 느꼈던 것 같다”고 연기를 하는 고충에 대해 토로했다.
한편 ‘마리아 마리아’는 오는 4월17일까지 광림아트센터 BBCH홀에서 공연된다.
금빛나 기자 shinebitna917@mkculture.com / 페이스북 https://www.facebook.com/mbnstar7