취재기자와 함께 좀 더 자세한 이야기 들어보도록 하겠습니다.
이번 사건이 어떻게 알려지게 된 건가요?
【 기자 】
이번 일은 조영남 씨의 그림을 대신 그렸다고 주장하는 작가가 한 언론사에 폭로하며 알려졌습니다.
공교롭게 같은 시기에 검찰이 조영남 씨 자택과 갤러리 등을 압수수색하며 일이 커졌는데요.
이 작가는 언론과 검찰에 2009년부터 한 점 당 10만 원씩 받고 모두 300점을 그렸고,
작품 당 90% 이상 그린 뒤 조영남 씨에게 넘겼다고 주장했습니다.
어제, 저희 취재진이 압수수색을 당한 갤러리를 찾아갔는데요.
그쪽에서도 압수수색을 받은 것과 작품이 판매된 것을 인정했지만 다른 부분에 대해선 말을 아꼈습니다.
【 질문 】
그러면, 조영남 씨는 어떻게 얘기를 하고 있나요.
【 기자 】
일부 도움을 받은 건 사실이지만 대작은 아니라는 게 조영남 씨의 주장입니다.
지난 3월 팔레드서울에서 전시한 50점 중 이번 의혹을 제기한 작가가 보조로 참여한 작품은 6점에 불과하고,
조금이라도 도움을 받은 작품은 단 한 점도 판매하지 않았다는 겁니다.
또, 일부 작품에 덧칠만 맡겼을 정도로 도움의 수준도 미약하다고 주장했습니다.
【 질문 】
그런데 내일부터 또 전시회를 가진다면서요?
【 기자 】
네, 맞습니다.
내일 서울 후암동 U.H.M 갤러리에서 오픈하는 전시를 강행하는데요.
자신이 진행하던 라디오에서도 하차해 이번 전시도 취소할 것이라는 의견이 지배적이었는데, 그냥 밀어붙이기로 한 겁니다.
▶ 인터뷰 : 갤러리 관계자
- "어제 사건이 터지고 나니까 이제 이게 뭐 논란이 된다고 해서, 저희는 그냥 (전시) 진행을 할 예정이고요."
아무래도 전시회까지 취소하면 자신의 결백을 입증하지 못할 것이라는 생각이 강했던 것 같습니다.
【 질문 】
이런 가운데, 문화비평가인 진중권 중앙대 교수는 조영남 씨를 두둔하고 나섰다고요.
【 기자 】
진중권 교수는 자신의 트위터에 "압수수색은 오버액션"이라고 검찰을 비판했는데요.
진 교수는 "작가는 콘셉트만 제공하고 물리적 실행은 다른 이에게 맡기는 게 꽤 일반화된 관행"이라며,
"'앤디 워홀은 나는 그림 같은 걸 직접 그리지 않는다'고 자랑하고 다녔다"고 덧붙였습니다.
이러한 진 교수의 태도와는 달리, 미술계는 이런 논란 자체를 불쾌해 하는 분위기입니다.
▶ 인터뷰 : 강수미 / 동덕여대 회화과 교수
- "처음부터 자신이 직접 그림을 그리거나 창작을 한다고 강조를 했기 때문에 지금 대필작가가 나타난 것을 미술계 관행이라고 말하면 굉장히 오류가 많은 겁니다."
또, 익명을 요구한 한 교수는 "이번 일로 인해 전업으로 그림을 그리는 작가들은 큰 자괴감을 느낄 것"이라며 안타까워했습니다.
【 질문 】
그렇다면 앞으로 이번 사건이 어떻게 진행될 것으로 보시나요.
【 기자 】
일단 내일 열리는 전시회 오픈식을 지켜봐야 할 것 같고요.
공인이 중심에 있는 사회적 관심이 많은 사건이기 때문에 검찰도 조사에 박차를 가할 것으로 보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