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공포영화 ‘컨저링2’를 연출한 제임스 완 감독 |
특히 한국에서 그의 이름을 알린 대표 영화는 ‘컨저링’(2013)이었다. 전 세계적으로 3억1900만 달러를 벌어들이며 대흥행을 거둔 ‘컨저링’은 국내에서도 230만 관객을 끌어모으며 호평받았다. 역대 외화 공포영화 흥행 순위에서 1위를 차지했으니, 순수 공포물의 입지가 나날이 좁아지는 국내 여건에서 단연 고무적인 일이기도 했다. 그렇게 3년이 지났고, 완 감독은 다시 한 번 전 세계를 오싹하게 만들 채비를 갖췄다. 오는 9일 국내 개봉(북미는 10일)하는 ‘컨저링2’와 함께 말이다.
지난달 25일 완 감독이 한국을 방문해 서울 영등포구 CGV 여의도점에서 내한 기자회견을 가졌다. 그는 “자신만의 흥행 공식이 뭐냐”는 물음에 “아마도 ‘보편성’에 있는 것 같다”며 운을 뗐다. “저는 제가 보고 싶어하고 좋아하는 것을 만들려고 노력해요. 내가 무서우면 관객들도 무서울 것이라는 생각에 중점을 두고 영화를 만드는 거죠. 관객들이 이번에도 공포에 질려서 (극장 밖을) 나갔으면 좋겠네요.(웃음)”
그는 제 영화의 강점을 “드라마적인 요소와 스토리”라고 요약했다. “할리우드 제작사들이 제대로 파악하고 있는지도 모르죠. 배역과 스토리를 관객들에게 전달하는데 제 나름의 강점이 있다고 봐요. 사실 모든 장르에서 매우 중요한 부분이기도 하고요.” 그러면서 그는 “악령이나 악마를 디자인할 때 스스로의 내면을 깊숙이 파고들어간다”고 했다. “마음의 근원에서 악몽을 유발하는 요소가 어떤 게 있나 성찰해보고 그런 두려움에서 귀신이나 악령의 모습을 끄집어낸다”는 것이었다.
‘컨저링2’는 전편에 이어 실존인물인 미국의 초자연 현상 전문가 워렌 부부의 사건 파일을 다시 한 번 더듬는다. 그 중에 가장 강력한 실화인 ‘영국 엔필드에서 일어난 폴터가이스트 사건’을 소재로 삼았다. 워렌 부부가 겪은 수많은 사건 중 가장 무섭고 기이하고 특별한 실화로 알려져 있다. 이번에도 배우 베라 파미가와 패트릭 윌슨이 호흡을 맞추는데, ‘본’ 시리즈의 프란카 포텐테, ‘더 미씽’의 프란시스 오코너 등 할리우드 아역 배우들도 대거 출연한다.
공포물을 고집하는 이유를 묻자 완 감독은 의외의 답변을 내놨다. “공포라는 건 고통스러운 감정이라고 생각하지 않는다”는 것이었다. 그러면서 “등장인물들이 힘겨운 일들을 겪지만 영화에서 궁극적으로 추구하는 건 흥미와 재미”라고 강조했다. “공포와 코디미는 자매 관계에요. 둘 다 인간의 본능을 자극하기 때문이죠. 웃기면 웃고 무서우면 눈믈 가리고 소리 지르듯, 본능이나 감성을 자극한다
일단 완 감독의 차기작은 할리우드 블록버스터 ‘아쿠아맨’과 ‘모탈 컴뱃’ 등 초대형 작품들로 포진돼 있다. 하지만 언젠가 공포 영화 대가가 만든 코믹 영화를 보게 될지도 모를 일이다.
[김시균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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