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는 찰스 다윈으로부터 시작된 진화론을 인간 연구에로까지 확장시킨 주역이다. ‘사회생물학: 새로운 종합’(1975)이 그 기폭제가 되었고, ‘인간 본성에 대하여’(1978), ‘통섭: 지식의 대통합’(1998) 등으로 이어지는 그의 뒤이은 저작들은 서구세계 자연과학자들 뿐만 아니라 다양한 인문·사회 과학자들, 일반 교양 시민들에게까지 널리 읽혔다.
특히 윌슨의 ‘consilience’이란 개념을 옮긴 ‘통섭’이란 말은 10여 년 전부터 국내 학계의 화두 중 하나로 떠올랐던 바다. 라틴어 어원에 따르면 ‘함께 뛰어넘다’라는 의미의 이 단어는 국내에 들여와 ‘큰 줄기를 잡다’라는 뜻의 한자어로 번역됐다. 애초 윌슨은 자연과학의 방법론을 중심으로 여타 학문을 흡수하려 한다는 지적도 받았지만, 국내에서는 그의 작업을 인문학과 자연과학을 대등하게 융합하려는 시도로 받아들이는 편이다.
이 책 ‘인간 존재의 의미’는 그런 윌슨이 인문학과 자연과학 간 통합을 강조하는 이유를 파악할 수 있는, 비교적 쉽게 쓰여진 대중서다. 그는 “우리는 모두 성인이자 죄인인, 진리의 수호자이자 유전적 키메라(chimera)다. 우리 종이 수백만 년에 걸친 생물 진화를 통해 기원한 방식이 그렇다”고 말하며, 인간 조건을 이해하기 위해 수십만 년에 걸친 인류의 생물학적·문화적 진화 과정을 탐사한다.
인간의 사회적 행동을 진화론으로 설명
[김시균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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