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책거리’ 책방에서 |
한국문학 전문출판사 쿠온(CUON)을 2007년부터 이끌어온 김승복 대표(47)는 지난해 이 공간을 열어 한국 문학을 알리는 ‘사랑방’으로 만들었다. 1년에 100여차례의 독서토론회와, 북토크 등을 연다. 지난 7월 7일에는 1주년 기념행사로 김연수 작가를 초청했다. 아직은 바람 앞의 등불 수준인, 일본내 문학 한류의 첨병 역할을 하고 있는 셈이다.
한국을 방문한 김 대표를 1일 서울 상암동 북바이북에서 만났다. 그는 “한국도 처음에는 일본의 영화 가요 드라마부터 열광하기 시작했다. 그 관심이 결국 문학으로 이어졌듯이 한국 문학도 결국 일본에서 읽히지 않겠냐”고 희망을 내비쳤다.
일본 문학이 서점가를 점령한 한국과 달리, 일본에서 한국 문학의 인기는 미미하다. 2010년 쿠온의 첫 책으로 한강의 ‘채식주의자’를 낼 당시 일본 서점에는 한국 문학 코너도 없었다. “책을 입고하면서 직접 코너를 만들어주겠다고까지 했어요. 한국 문학을 소개하면서 외로웠던건 경쟁자가 아무도 없어서였죠.”
하지만 7년 만에 들려온 한강의 ‘맨부커상’ 수상 소식은 큰 응원이 됐다. 축하한다는 전화도 받고, “어떻게 그런 책을 발견했니?”라는 칭찬도 들었다. 4쇄를 찍고, 1만부 가까이 팔린 이 책을 통해 눈밝은 출판인으로 인정받으면서, 한국 문학을 일본에 소개하는 에이전트로의 일도 분주해졌다. 최근엔 ‘미생’의 수출 계약도 성사시켰다. 매년 50여권의 좋은 한국 책을 소개하는 행사인 ‘K북 진흥회’도 꾸준히 열고 있다. 북까페 책거리는 여기서 한발 더 나아가 한·일 문학교류의 장이 됐다.
“신경림 은희경 김연수 김중혁 박민규 등을 소개한 ‘새로운 한국 문학 시리즈’가 14권을 돌파했는데 이제는 한국문학을 보는 시각이 변하고 있어요. 문화부 기자, 독자들 중에 한국 문학을 믿고 보는 이들이 늘어나고 있죠.”
1990년 일본에 무작정 유학을 떠났을 땐 훗날 자신이 ‘한국 문학 파수꾼’이 될 줄 몰랐다. 서울예대에서 문예창작을 전공하고, 일본 니혼대에서 평론을 공부한 그는 졸업 후 광고회사에서 일했다. 그러다 2007년 독립해 온전히 ‘책을 꿰고 파는 사람’이 된 것이다. 단지 “한국에 좋은 문학이 너무 많아 알리고 싶다”는 생각으로 여기까지왔다.
1인 출판사로 지금까지 50여권의 책을 펴냈다. 노마 히데키 메이지가쿠인대 객원교수와 함께 엮은 ‘한국의 지(知)를 읽다’는 저명한 출판부문 상을 받기도 했다. 그가 좋아하는 일본 격언 ‘쓸모없는 것은 그 어떤 것도 없다’는 마음가짐으로 10년을 버텨 이뤄낸 것이다.
다음 목표는 ‘
[김슬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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