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백남준의 작품 ‘팻보이’ 앞에서 포즈를 취하고 있는 빅뱅 ‘탑’. <사진 캡쳐=소더비 홈페이지> |
소더비는 19일 서울 신라호텔에서 기자 회견을 열고 “탑이 게스트 큐레이터로서 약 9000만홍콩달러(130억원)에 달하는 28점을 선정했다. 젊은 아시아 컬렉터를 대표하는 존재로서 탑의 미적 취향을 소개하는 계기가 될 것”이라고 밝혔다.
이번 경매는 양측이 지난 1년간 공들인 결과다. 에블린 린 소더비 아시아 현대미술 담당 디렉터는 “탑이 원한 작가 리스트를 먼저 받아 조율을 통해 28개로 추렸다”고 설명했다.
28점에는 ‘검은 피카소’로 불리우는 미국의 장 미셸 바스키아의 대표작 ‘보병대(1983)’를 비롯해 앤디 워홀과 키스 해링, 무라카미 다카시 등 팝아티스트의 작품 뿐만 아니라 게르하르트 리히터와 조지 콘도 작품도 포함됐다. 여기에 한국 미술 시장의 핵인 김환기를 비롯해 박서보 이우환 정성화 등 단색화와 백남준의 작품도 출품된다. 고기타 토무, 박진아, 허샹위, 사이토 모코토 등 신진 예술가들의 작품도 더해진다.
탑은 “한 작품 한 작품 굉장히 신중하게 작품을 골랐다. 젊은 미술 애호가인 저를 믿고 소더비가 이 프로젝트를 추진한 점에 뿌듯하다. 평범한 상업경매가 아닌 아시아 작가들의 창작을 돕기 위한 경매”라고 말문을 열었다. 이어 단색화 작품을 다수 선정한 배경에 대해 “톡톡 튀는 비주얼이 있거나 미니멀하지만 개념과 철학이 있는 작품을 어려서부터 좋아했다. 외가 쪽 모든 여성 분들이 미술 전공을 했다. 외할아버지(서근배 소설가)의 외삼촌이 김환기이고 이모부의 아버지가 이인성 화백”이라고 밝혔다. 이어 “미술이라는 것이 어렵다고 생각하지 않는다. 미술을 어렵다고 생각하는 젊은이들이 쉽게 미술을 느꼈으면 좋겠다”는 바람을 피력하기도 했다.
탑은 ‘거장들의 회화 안에서는 음악이 있는 것 같소. 나는 어떤 노래를 부를까요. 나는 그 노래를 찾아갈 것이오’라고 적었던 김환기 일기장을 언급하기도 했다. “어릴 적 김환기 일기장을 보고 감동받은 기억이 있어요. 음악을 하는 사람으로서 저는 반대로 미술 작가의 시각적인 표현을 봤을 때 힌트를 얻을 때가 많지요. 그걸로 영감을 많이 받습니다.”
엄청난 브랜드 파워를 가진 소더비가 젊은 엔터테인먼트계와 손을 잡은 것은 그 자체로 화제를 모으고 있으며 새로운 패러다임의 변화로 해석된다. 소더비의 실험은 성장하는 엔터테인먼트계를 포용함으로써 젊고 새로운 고객층 뿐 아니라 아시아 시장을 확보하기 위한 파격적인 조치로 풀이되고 있다. 소더비는 경쟁사인 크리스티보다 아시아 진출이 늦었고 매출 비중이 높지 않았으나 최근 아시아 시장, 특히 한국 현대미술 시장에 대해 적극적으로 돌아섰다. 패티 웡 소더비 아시아 의장은 “1744년 설립된 소더비가 지금까지 생존한 것은 혁신을 통해
[이향휘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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