피부는 타고 났다며 자랑 아닌 듯 자랑을 했다. 수줍어하면서도 솔직했다. “영화는 당연히 ‘초’대박 났으면 좋겠어요. 300만 공약을 이미 했죠.” 그 마음이 얼마나 간절한지 정작 영화 시사회 때는 주변 사람들 반응 살피느라 울 틈도 없었다고 털어놓았다.
대세남답게 TV와 스크린을 종횡무진하는 조정석(35)을 17일 종로구 삼청동의 한 카페에서 만났다. 드라마 ‘질투의 화신’에 이어 오는 24일 개봉하는 영화 ‘형’으로 관객을 찾는다. ‘형’은 사기전과 10범 형 두식(조정석 분)과 국가대표 유도선수 동생 두영(도경수 분), 15년 동안 단 한 번 연락 없던 이들 형제의 불안한 동거를 다룬다. 서로 티격태격하며 죽거니 살거니 하던 형제가 서서히 물보다 진한 형제애를 깨닫게 되는 ‘웃다가 울게 되는’ 이야기다.
드라마 ‘오 나의 귀신님’에서는 까칠한 셰프, ‘질투의 화신’에서는 마초 기자, 이번에는 뻔뻔한 사기꾼이다. 미워하고 싶어도 미워할 수 없는 캐릭터를 만들어내는 건 그의 코믹 연기. 특히 그의 코믹 연기는 상대 배우와의 찰떡같은 호흡에서 나온다. ‘질투의 화신’에서 공효진과 ‘멜로케미’에 이어 이번에는 도경수와 진짜 형제처럼 닮았다는 이야기가 나올 정도로 ‘남남(男男)케미’를 선보인다. “저는 연기할 때 대결을 한다고 생각하지 않아요. 소위 ‘이 장면 먹었다’라는 말을 배우들 사이에서 하지만 저는 이기고 지고보다는 그 장면을 찍을 때 공기, 앙상블을 잘 만들어가자는 생각을 가지고 임하죠. 그래야 제 캐릭터, 조정석이란 배우, 상대 배우 다 빛이 날 수 있다고 생각해요.”
영화 ‘형’은 1000만 영화 ‘7번방의 선물’(2013)의 유영아 작가가 각본을 쓰고 ‘맨발의 기봉이’(2006)의 권수경 감독이 연출한 잘 만들어진 ‘착한 영화’로 기대를 모으고 있다. 조정석도 “대본을 읽으면서 혼자 엄청 울었다”고 고백했다. “반을 딱 잘라 초중반은 웃기고 뒤에는 슬픈 웃음과 감동이 잘 섞여 있는 영화에요. 또 형제애, 가족애등 전 세대가 공감할 수 있는 이야기죠. 스펙타클은 없어도 우리 영화가 가지고 있는 힘이 있다고 생각합니다.”
장난기가 가득 서린 얼굴과 다르게 조용조용한 목소리는 한없이 진지했다. 특히 뮤지컬 ‘헤드윅’등 다수의 공연 무대에 서 온 만큼 연기에 대해서는 진중하게 이야기 해나갔다. “배우는 결국 광대죠. 교훈을 주지만 재미를 통해 교훈을 줘야 한다고 생각해요. 재미라는 게 단순히 개그가 아니라 나와 같이 울고 나와 같이 웃게하는 ‘몰입과 공감’이죠. ‘많은 사람들이 나의 표현을 통해 재미있게 볼수있게 해줘야지’ 하는 생각은 언제나 뼛속 깊이 새겨놓고 있어요.”
건축학 개론의 ‘납득이’를 시작으로 각종 코미디 연기에 ‘조정석’이란 장르를 만들고 있는 그다. 하지만 성공했다고 그 장르에 자신을 가둬두고 싶지는
[김연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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