종이류 문화재 열에 여섯은 보존처리 시급

국보와 보물로 지정된 종이류 문화재 10건 중 6건이 곰팡이, 갈변, 마모 등으로 상태가 좋지 않아 보존처리가 필요한 것으로 나타났다.
문화재청은 국립문화재연구소가 2014~2015년 서적·회화 등 종이류 문화재 53건의 상태와 보관환경을 조사한 결과 30건(56.6%)이 보존처리가 시급하다는 결과가 나왔다고 15일 밝혔다. 상태가 좋은 문화재는 18건(34.0%)에 불과했고, 5건(9.4%)은 향후 보존처리 여부를 검토해야 할 문화재로 분류됐다.
보존처리가 필요한 문화재 중 조선 전기 문신인 서거정이 편찬한 '동인시화'(보물 제1712호)는 마모와 결실이 심한 상태였고, 고려시대 성리학자 박상충이 1370년 진주목사로 부임하는 이인민에게 선물했다는 책 '근사록'(보물 제262호)에서는 곰팡이가 뚜렷하게 보였다. 조선시대 연산군 때의 학자인 권주의 종손가에 전해오는 '권주 종가 고문서'(보물 제549호)에서는 종이가 갈색으로 변하는 현상이 나타났다.
국보 가운데는 1462년 간행된 불경인 '대불정여래밀인수증요의제보살만행수능엄경'(국보 제212호)에 대해 보존처리의 필요성이 제기됐다.
조사를 맡은 정선화 국립문화재연구소 학예연구사는 "종이류 문화재는 재질상 온도와 습도, 빛 등 외부 환경의 영향을 받기 쉽다"며 "보존처리 시기를 놓쳐 돌이킬 수 없는 상황에 이르지 않도록 문화재를 잘 관리해야 하고, 개인 소장자에게는 항온·항습 기능이 갖춰진 기관에 문화재를 기탁할 것을 권고했다"고 덧붙였다.
[김연주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