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수연·전도연에 이어 한국이 낳은 세계적인 여배우가 탄생했다. 배우 김민희(36)는 18일 저녁(한국시간 19일 새벽) 폐막한 제67회 베를린국제영화제에서 여우주연상을 깜짝 수상했다. 이 영화제 역사상 한국 여배우가 본상을 받은 것은 처음이다. 한국 여배우가 3대 국제영화제에서 여우주연상을 받은 것은 2007년 전도연이 칸 영화제에서 '밀양'으로 여우주연상을 받은 이후 10년 만이다. 30년전인 1987년에는 강수연이 '씨받이'로 베니스영화제 여우주연상을 수상했다.
영화 '원초적 본능'의 저명 감독 폴 베호벤이 이끄는 심사위원단은 이날 "홍상수 감독의 19번째 장편 '밤의 해변에서 혼자'에서 주인공 '영희' 역할을 소화한 김민희를 수상자로 결정했다"고 발표했다.
민소매 블랙 원피스 차림으로 단상에 오른 김민희는 "너무 아름다운 영화를 만들어준 홍상수 감독님께 감사드린다"며 "별처럼 빛나는 환희를 선물받았다. 홍 감독님, 존경하고 사랑한다"고 소감을 밝혔다.
이로써 한국은 세계 3대 국제영화제(칸, 베를린, 베니스) 여우주연상을 모두 휩쓸게 됐다. 베를린영화제 여우주연상은 영화제 최고상인 황금곰상 다음 서열인 은곰상의 여러 분야 중 하나다.
김민희에게 여우주연상을 안긴 홍상수 영화 '밤의 해변에서 혼자'는 유부남 영화감독과 여배우가 불륜에 빠지는 이야기를 다뤄 홍 감독과 김민희의 불륜 스캔들을 정면으로 다룬 것 아니냐는 관측을 낳았다. 영화는 독일 함부르크 여행에 이어 강릉에 돌아와 지인들과 술을 마시며 사랑에 대해 고민하는 모습을 그린다.
김민희는 지난해 박찬욱 감독의 영화 '아가씨'에서 막대한 부를 상속받은 아가씨 히데코 역을 맡아 호연하면서 칸 국제영화제 레드카펫을 밟았다. 이번 수상과 관련해 강유정 영화평론가는 "'화차'(2012) 이후 연기톤에 변화가 생긴 김민희가 진정한 배우로 거듭난 것 같다"며 "영화제 측이 김민희 씨의 자기반영적인 느낌이 강한 이번 영화를 굉장히 흥미롭게 보았을 것"이라고 지적했다.
지난해 6월 이후 불륜 논란을 일으킨 두 사람은 수상 기념 기자회견에서도 김민희가 홍 감독의 옅은 검정색 양복 재킷을 입고 나오는가 하면, 커플 반지를 낀 채 서로 다정다감한 장면을 노출함으로써 대중들의 관심과 흥미를 유발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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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시균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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