섬세하고 날카로운 심리 묘사로 일본에서 다수의 문학상을 수상한 가쿠타 미쓰요가 '몸'의 변화를 통해 나이 듦에 관한 두려움이 기대로 바뀌는 과정을 담았다.
올해 40세가 된 저자는 이제야 두부 맛에 대해 알게 됐고 기미와 주름이 생긴 손등 아래에 대한 고찰 등이다. 나이가 드는 게 분명 좋은 일은 아니다. 저자 역시 언젠가 다가올 그 시간이 두려웠고 기대와 불안으로 30대를 지나 40대를 맞았고 실제로 겪어보니 생각보다 재밌게 느낀다고 말한다. '무심하게 산다'는 그동안의 소설에서는 보기 힘들었던 유쾌하고 인간미 넘치는 가쿠타 미쓰요의 시각을 엿볼 수 있다. 나이 듦을 애써 거부하지고 전전긍긍하지 않고 나이가 쌓여가는 방식을 새롭게 만들어보는 과정을 설명한다. 시간에 따라 달라져가는 내 몸이 원망스러울 수도 있지만 내 몸의 변화를 무심하게 받아들이며 '지금의 나'와 사이좋게 지내며 또 다른 즐거움을 찾아보자.
마루야마 마사키의 <데프 보이스>도 귀가 들리지 않는 사람들의 세계에 대한 소설이다.
17년 간격으로 일어난 두 건의 살인사건에 대한 이야기로 살해당한 사람들은 아버지와 아들이고 수상쩍은 소문이 도는 '해마의 집'이라는 이름의 농아 시설을 운영해왔다. 첫 번째 살인사건의 범인으로 지목되어 형을 산 사람은 농인이었는데, 두 번째 살인이 일어난 뒤에 다시 보니 의심이 가기 시작한다. 과연 그때 경찰은 진범을 잡았던 걸까? 두 사건의 범인은 한 사람일까?
이 소설의 아라이 나오토는 코다다. 코다(CODA)란 'Children of Deaf Adults'의 줄임말로 농인 부모에게서 태어나 자란 청인(들을 수 있는) 아이를 일컫는다. 경찰서 사무직을 그만둔 그는 구직 끝에 자신이 가진 기술을 살려 수화 통역사로 활동한다. 그리고 피의자 신분에 선 농인을 대변해 달라는 법정 통역 의뢰가 들어온다. 아라이는 과거에 경험했던 아픈 기억 때문에 무거운 마음을 안은 채로 사건으로 뛰어든다. 청각장애의 세계를 세밀하게 포착한 이 소설은 대중에게 낯선 농문화에 대한 시야를 트이게 했다는 호평을 받았다. 청각장애를 안고 살아가는 사람들의 현실을 통해 시사점과 감동도 선사한다.
현대 사회에서 무언가에 몰입할 수 있는 능력은 반드시 갖춰야 할 중요한 자질이다. 집중력은 일의 효율을 높이고 효율은 곧 성공의 길로 이어진다. 그렇다면 그토록 중요한 집중을 어떻게 하면 잘할 수 있을까.
'집중하는 힘- 단 하나에 완전히 몰입하는 기술'의 저자 마르코 폰 뮌히하우젠은 우리의 산만함은 의지 탓이 아니며 집중해야 하는 순간에 자꾸 딴생각에 빠져드는 이유를 우리 '뇌'에서 찾는다. 인간의 뇌는 기본적으로 집중보다는 산만에 더 가까운 구조로 설계되어 있다. 먼 옛날 원시 인류 때부터 인간은 살아남기 위해서는 주의력을 분산시켜 사방에 도사리고 있는 위험 요소를 예민하게 감지해야만 했다. 그 결과 우리 뇌는 메시지 도착 알림음 같은 아주 사소한 소리에도 주의력의 일부를 할당하도록 진화되었다. 또한 우리 뇌의 '흑질'이라는 기관에서는 새로운 정보나 자극을 얻을 때마다 도파민을 분비시키는데, 도파민은 우리의 기분을 좋게 만든다. 따라서 우리는 기분을 좋게 해주는 새로운 정보를 끊임없이 원하는 것이다. 대다수의 사람들이 "집중하자"고 스스로 외쳐도 집중이 되지 않는 이유다.
책에서는 집중을 위해 정신 근육 단련법을 제안한다. '매일 10분의 명상' '신체 인지하기' '점진적 근육 이완 요법' '슬로 모션 움직임' 등 누구나 쉽게 따라 할 수 있는 재미있는 방법들을 제시한다. 집중력을 발휘하기에 가장 좋은 뇌파 상태를 분석하고, 음악 등을 이용해 최적의 뇌파를 만들어 보자.
다이어트 하겠다고 마음먹었건만 어느새 치킨을 뜯고 있고, 불평하지 말자고 결심했건만 금세 투덜대고 있는 나. 내 몸인데, 왜 마음대로 안 되는 걸까?
사람들은 의지력 부족을 탓한다. 인간은 합리적인 존재라고 배웠기 때문에 의지만 있으면 스스로를 통제할 수 있다고 믿는다. 정신분석학자 프로이트는 인간은 이성적 존재가 아니라 무의식에 휘둘리는 비합리적인 존재라고 설명했다. 많은 실험들도 무의식이 인간의 판단에 영향을 준다는 결론을 뒷받침한다. '무의식을 지배하는 사람 무의식에 지배당하는 사람'은 결심한 대로 실천하기 힘든 것은 노력이 부족해서가 아니라 방향이 잘못됐기 때문이라고 설명한다. 인간 행동의 90퍼센트는 무의식이 결정하는데, 대부분의 사람이 10퍼센트의 표면의식에만 매달린 채 안간힘을 쓰고 있다는 것이다.
저자 구스도 후토시는 그동안 간과하고 있던 무의식의 세계로 눈을 돌린 후, 인생의 전환점을 맞이한다. 지금까지 막혔던 일이나 인간관계, 경제적인 문제가 술술 풀리기 시작한 것이다. 이성적 사고보다 직관이 더 나은 결과를 가져온다는 것을 직접 체험한 그는 그때부터 자신만의 무의식 활용법을 개발하였고, 꾸준히 실천함으로써 불행한 삶에서 완전히 빠져나올 수 있었다고 밝힌다. 무의식이 우리의 일상 활동을 컨트롤하고 있으므로, 현실의 문제를 해결하고 내가 원하는 인생의 답을 찾고 싶다면 이제는 자신의 무의식에 맡겨보도록 하자.
일본의 문학 연구자이자 번역가·에세이스트인 스가 아쓰코의 에세이. 20대 후반부터 40대 초반까지 13년간 이탈리아 생활을 기록해 1990년 발표한 데뷔작으로 '밀라노, 안개의 풍경'과 '코르시아 서점의 친구들', '베네치아의 종소리'도 함께 번역·출간됐다.
여학교를 졸업한 뒤 신부수업에 전념하고 가정을 꾸리는 것이 당연하게 여겨지던 시절, 작가는 부모의 반대를 무릅쓰고 일본 최초의 여자대학에 1기로 입학한다. 넓은 세계에 대한 동경과 학문적 호기
[MBN 문화부 이상주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