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업인이자 경제인이기에 앞서 소설가였던 김준성(1920∼2007)은 생전에 이렇게 말했다. 그의 10주기를 기념해 '인간 상실''비둘기''붉은 악마' 등 그의 대표적인 중단편 아홉 편을 모은 '김준성 소설 선집'(강 펴냄)이 출간됐다. 작품 선정·편집은 문학평론가 정호웅·정홍수가 맡았다.
김준성은 소설을 통해 자본주의가 초래한 인간 상실을 들여다보고 도덕성과 구원의 문제를 탐구했다. 선집에 실린 작품들 가운데 내부의 시선으로 재벌을 관찰하며 자본주의 사회의 분배 문제를 다룬 중편 '흐르는 돈'은 그의 대표작으로 꼽힌다. '물구나무서기' 돈의 욕망에 사로잡힌 기업인의 타락을 그린 소설로 물구나무서서 빌딩 계단을 오르는 월급쟁이 회사원들의 진군을 비장하게 그려냈다.
김성곤 문학평론가는 김준성의 작품세계에 대해 "문학과 정치에 대한 관심은 많아도 문학과 경제에 대한 식견은 일천한 한국 문단에 김준성은 스스로 하나의 장르를 개척하고 확립했다"고 평하기도 했다.
1920년 대구에서 태어난 김준성은 경북고와 서울대 상대를 졸업하고 조흥은행에 입사했다. 김동리의 추천으로 1955년 현대문학에 단편 '인간소설'을 발표하며 등단했다. '들리는 빛', '돈 그리기', '먼 시간 속의 실종' 등 작품집을 내며 소설가로 활동했다. 산업은행·한국은행 총재와 경제부총리, 삼성전자 회장을 지내고 이수그룹을 창립한 경제인이기도 했다. 고인은 계간 21세기문학을 창간하고 김준성문학상(당시 21세기문학상)을 제정해 한국
한편 김준성문학상을 주관하는 21세기문학은 제24회 수상자로 시인 백은선과 소설가 최은영을 선정해 이날 발표했다. 수상작은 시집 '가능세계'와 소설집 '쇼코의 미소'다. 상금은 각각 1000만원이고 시상식은 26일 오후 6시30분 서울시민청 태평홀에서 열린다.
[김슬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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