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교황청 시스티나 성당 합창단 |
"프란체스코요."
"몇살이니?"
"12살이요."
"천상의 목소리를 가졌구나."
2012년쯤 국내에도 개봉했던 영화 '프란체스코와 교황'에는 12살짜리 소년 합창단원 프란체스코가 주인공으로 나온다. 당시 베네딕토 교황으로부터 '천상의 목소리'라는 찬사를 듣는 소년이 속한 합창단이 바로 '교황청 시스티나 성당 합창단(Cappella Musicale Pontificia Sistina )'이다. 교황이 주례하는 모든 전례행사를 전담하는 이 합창단은 무반주를 원칙으로 하며 음향시스템을 사용하지 않는다. 신이 주신 최고의 악기인 목소리만으로 신을 찬양한다.
이 신비스러운 합창단이 한국을 찾는다.
한국천주교주교회는 13일 "교황청 시스티나 성당 합창단이 7월 5일부터 15일까지 한국을 방문해 공연한다"고 밝혔다. 1500년된 합창단 역사에서 한국 방문은 이번이 처음이다.
시스티나 합창단은 교회 초기부터 존재하던 합창단을 6세기 무렵 그레고리오 교황이 체계적으로 정비하면서 만들어졌다. 이것을 다시 1471년 교황 식스토 4세가 재정비하면서 교황 직속 합창단이 됐다.
합창단이 배출한 유명 음악가들은 무수히 많다. 르네상스 시대를 대표하는 음악가인 조반니 피에르루이지, 루카 마렌지오, 크리스토발 모랄레스 등이 이 합창단 출신이다. 19~20세기를 풍미한 지휘자 주세페 바이니, 도메니코 무스타파, 로렌조 페로시, 도메니크 바르톨루치 등이 이 합창단의 지휘자로 활동했다.
현재 지휘는 성직자이자 교회음악 대가인 마시모 팔롬벨라 몬시뇰이 맡고 있다.
시스티나 성당 합창단은 성인 남성 20여명과 소년 30여명으로 구성되어 있다. 이들은 무반주 전통을 지키면서 가톨릭 고유의 전례음악인 그레고리오 성가와 16세기에 정착된 교회음악 팔레스트리나 성가를 주로 부른다.
이들은 교황의 전례에 필요한 모든 합창을 담당 하면서도 각국을 순회하며 역사유산인 전례음악을 세계에 알리는 역할도 하고 있다. 특히 합창단에서 고음 소프라노를 담당하는 소년 합창단원들은 그 유명한 바티칸 '소년들의 학교(Schola Puerorum)에 소속된 학생들이다. 이탈리아 정부가 각별하게 보호하는 이 학교는 초등학교·중학교 과정으로 이루어져있다. 학교에서 교육하는 발성법과 솔레지오 창법, 피아노 연주 등은 1500년 역사의 가톨릭 음악전통을 계승한 것으로 그 자체가 하나의 문화유산이다.
시스티나 합창단은 오는 7월 5일 서울대교구 명동대성당을 시작으로 7일 대전교구 충남대 정심화홀, 9일 광주대교구 광주문화예술회관, 11일 부산교구 KBS 부산홀, 13일 대구대교구 범어주교좌성당, 15일 수원교구 분당성요한성당에서 공연을 한다.
합창단은 그레고리오 성가 '하늘아, 위에서 이슬을 내려라 - 대림 제4주일 입당송'과 그레고리오 알레그리의 '불쌍히 여기소서', 펠리
합창단의 대표적인 국내판매 음반은 '칸타테 도미노'등이 있다.
각교구마다 차이가 있으나 초청자들 중심으로 입장할 수 있는 경우도 있어 확인이 필요하다.
[허연 문화전문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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