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7일 만난 작가는 "2002년부터 해온 일이지만 나를 번역가만로만 한정지어 본 적은 없다. 언어학 관련 글이나 드라마비평은 물론 북칼럼니스트로도 많은 글을 썼다. 그러니 어쩌면 매문가라고 할 수 있지 않을까"라고 말했다.
그는 "소설과 번역은 공정이 크게 다르지 않다"고도 했다. "방대한 자료 조사를 하는 취재를 마친 뒤에 글쓰기를 시작한다는 게 같았어요. 다만 기술적으로 번역은 어느 시점이 되면 '자율주행'이 시작되죠. 소설에 있고 번역에 없는 건 기획이죠. 체적 이야기를 먼저 만들고 문장을 써나갔는데, 번역에는 없는 과정이죠."
소설은 프리랜서 작가인 도재인이 일상 속 미스터리한 일을 하나둘 풀어나가는 추리 소설의 도식을 충실히 따른다. 담양, 대구, 제주, 교토 등을 배경으로 약혼자 실종, 돈봉투 도난, 학교 앞 뺑소니, 유령의집 등 6개의 사건의 비밀을 재인은 애거사 크리스티의 미스 와플 못지 않은 활약으로 밝혀낸다. 각각의 사건이 숨겨둔 복선은 마지막 사건에서야 하나로 조합되고, 마침내 큰 비밀이 밝혀지니 후반부로 갈수록 더 흥미진진하다.
작가가 던져주는 6개의 수수께끼를 다 풀고 나면 이 소설은 결국 우연과 운명이 만들어내는 사랑이라는 가장 큰 미스터리에 관한 소설이었음을 알게 된다. 그는 "들어가볼 수 없는 대륙과 같은 타인의 마음을 헤아릴 수 있을까 제가 가장 궁금한 건 그 질문이었다. 살인사건은 실생활에서
[김슬기 기자]
[ⓒ 매일경제 & mk.co.kr,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