손자는 청소년다운 참신한 시각으로 각각의 문제를 바라보면서 나름의 탄탄한 논리를 펼친다. 할아버지는 노련한 작가답게 매끄러운 글과 날카로운 통찰로 사안의 핵심을 풀어낸다.
소설가 조정래와 고등학생 손자의 논술편지를 주고받은 책 '대화'. 합리적인 객관성과 설득력을 확보하는 논리적 글쓰기 힘을 기르는 데 사설 공부보다 좋은 일이 없다고 생각한 작가가2015년 부터 신문 사설을 오려 손자 재면 군에게 전해주기 시작했다.
두 사람은 박근혜 전 정부의 국정 교과서 추진, 가습기 살균제 사건, 남녀의 성역할 등 다양한 분야에서 논의한다. 손자가 먼저 논술을 쓰면 할아버지가 그 글을 읽고 교정할 곳을 꼼꼼히 표시한 뒤 의견을 집필해 화답하는 식이다.
작가는 "나는 더없이 마음이 흡족했다. 할아버지와 손자는 그렇게 글로써 '대화'하기 시작했고, 국가와 사회의 중대사를 놓고 문자로 이루어진 대화는 그렇게 성공을 거두고 있었기 때문"이라며 "이 책이 단순히 할아버지와 손자의 글쓰기 대화로 끝나지 않고 여러 사람들의 논술 쓰기에 조금이나마 도움이 될 수 있다면 더 바랄 것이 없겠다"고 전한다.
세대와 문화의 장벽을 뛰어넘은 논술 교류, 할아버지의 애정이 담겨 쉽게 읽히며 사고 능력도 키울 수 있다. 맞춤법까지 일일이 바로잡으며 공을 들인 작가의 꼼꼼함도 확인할 수 있다.
두 번의 낙선에도 원칙과 신념을 지키려 한 노무현과 야망의 승부사 이명박이 1996년 15대 국회의원 선거 때 나란히 서울 종로구에 출마한다.
노무현은 득표율 17.66%라는 아쉬운 성적을 남겼고 이명박은 승리했지만 이듬해 선거법 위반 혐의로 검찰에 기소됐다. 항소심에서 400만 원의 벌금형이 내려지자 의원직을 사퇴해야 했다.
운명적인 대결이 한 편의 정치 드라마로 펼쳐진다. 저자는 두 정치 지도자가 대통령이 될 것이라고는 상상하지 못했던 바로 그 시기에 그들의 정치적 지향점은 어디를 향해 있었는지를 살핀다. 아무도 주목하지 않았고, 누구도 기억하지 않았던 1996년 노무현과 이명박의 첫 만남을 생생하게 살려내 현대 정치사의 의미를 새롭게 그린다.
1992년 부산에서 낙선한 노무현과 현대를 퇴직하고 정치에 첫발을 내딛은 이명박. 각자 새로운 희망을 품고 맞붙은 1996년 종로 선거. 거기서 시작된 두 사람의 인연이 묘하다.
얼마 전 열린 '멍 때리기' 대회에서 중학생이 우승해 화제가 됐다. 직장인 10명 중 8명이 '번아웃 증후군'을 경험하는 요즘 뇌를 쉬게 하자는 취지로 시작된 대회다. 멍 때릴 때 뇌는 정말 쉬는 걸까? 뇌 영상기술을 활용한 한 연구에 따르면, 이런 디폴트 모드 상태에서도 뇌가 무언가 집중할 때 사용하는 에너지의 95퍼센트를 사용한다. 집중하지 않고 자유롭게 배회할 때도 뇌는 활동이 멈추는 게 아니라 기억을 끄집어내고 미래의 가능성을 상상하고 타인과의 상호 관계를 분석하고 자신의 본질을 깊이 들여다보는 것이다.
뉴욕의 인기 팟캐스트 라디오 프로그램 진행자인 저자는 몇 주 동안 배앓이를 하는 아이를 유모차에 태우고 산책하면서 겪었던 놀라운 변화를 이야기한다. 따분함과 단조로움, 지루함이 극에 달한 어느 지점에서 창조의 영감, 통찰력과 아이디어가 봇물 터지듯 폭발하는 과정을 심리학과 뇌과학, 행동경제학 측면에서 흥미롭게 탐구했다.
저자는 어떤 생각에 전념하지 않을 때 다른 주변적인 생각들에 대한 억제가 약해져 창의성이 발현될 수 있다는 사실에 주목한다. 채우려면 먼저 비우고, 달리려면 잠시 멈춰야 한다. 아이작 뉴턴은 사과나무 아래서 휴식하다 만유인력의 법칙을 발견했고, 고대 그리스의 아르키메데스는 목욕탕에서 놀다 부력의 원리를 찾고 '유레카'를 외쳤다.
문제를 해결하고 최상의 방법을 떠올리고 스스로 미래의 목표를 설정하는 마음의 영역 즉 '디폴트 모드'의 활성화다. 지루함은 창의성을 자극하는 가장 효과적인 뮤즈인 것이다. 책을 읽고 똑똑해지는 방법을 실천해보는 것은 어떨까. 어렵지 않아 더욱 좋다.
인어공주부터 빨간 머리 앤, 스칼렛 오하라 등 본받을 수 있는 책 속의 여주인공들은 어떤 삶을 살았을까. 여주인공의 삶과 사랑, 좌절, 성공 속에서 여성들에게 새로운 메시지를 주는 작품들을 발견할 수 있다.
신간 '여주인공이 되는 법'의 저자는 영국에서 페미니즘 희곡 작가로 활동하고 있는 서맨사 엘리스는 고전 속 여성 캐릭터들을 분석한다.
성인이 돼 다시 본 인어공주의 경우 '남자를 차지하기 위해 목소리를 버리고 다리를 얻은' 이야기가 되고, 소설 '제인 에어'는 독립적이고 용감하고 항상 자신에게 진실한 캐릭터로 어릴 때 받았던 이미지와 다르게 다가오는 것이다.
다시 읽은 11명의 여주인공을 통해 세상 사람 모두가 처음부터 주인공으로 태어나는 게 아니라, 끊임없는 고군분투 끝에 비로소 자기 삶의 주인공이 될 수 있을 거라고 강조한다.
프랑스와 영미권 문학 작품을 번역, 소개해온 불문학자 박명숙이 펴낸 에세이.
'나는 내가 만났던…'은 '인생의 문장들'이라는 부제를 달고 있는데 저자는 인생을 바꾸어놓은 책이 있듯이 인생을 바꾸어놓은 주옥같은 문학작품 속에 담긴 문장들을 소개한다.
'나는 당신이 약해지기를…'은 '사랑의 문장들'이라는 부제로, 사랑이 무엇인지 알고자 하는 이들에게 건네는 문장이 따듯하게 담겨있다.
경제성장률은 낮고 실업률은 높은 불황의 시대.
취업을 앞둔 청년은 일자리를 얻기가 쉽지 않고 취업을 한 직장인도 결혼해서 아이를 낳아 키우거나 내 집을 장만하는 미래를 꿈꾸기 힘들다. 중년층은 아이의 학비 마련에 허리가 휘고 노년층은 퇴직 후 삶에 대한 고민으로 막막하다.
현장 진로교육자와 기업가, 미래학자 등으로 활동하는 저자 8이 각자 해당 산업분야에서 몸소 겪고 있는 변화들과 국내외 연구자료 등을 토대로 새로 탄생하는 미래유망직업을 소개한다.
기술이 발전할수록 인간의 일자리는 줄어들까. 저자들은 "미래에도 잘되는 직업은
국내외 연구 보고서와 정부의 정책 보고서 등을 기반으로 전망한 대한민국 일자리의 미래. 10년 후 그리고 그 이후 미래의 유망 직업은 무엇일까. 책을 통해 확인해보자.
[MBN 문화부 이상주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