설 연휴 동안 고향을 찾았던 분들은 아쉬운 발걸음을 뒤로 한 채 돌아올 수밖에 없었을 텐데요.
극장에서나마 우리네 어머니들의 따뜻한 정을 다시금 느낄 수 있을 것 같습니다.
이동훈 기자가 보도합니다.
【 기자 】
한글을 모르던 할머니들이 글을 깨쳐가면서 시집까지 펴냅니다.
전라남도 곡성군 탑동마을 7명의 할머니는 이 세상에서 가장 아름다운 시를 써나갑니다.
(현장음)
"사박사박, 장독에도, 지붕에도, 대나무에도,
걸어가는 내 머리 위에도…."
처음에는 출연을 내키지 않아 했던 다큐멘터리 '시인 할매'의 할머니들은 좋은 추억을 만들어줬다며 감사해 합니다.
▶ 인터뷰 : 윤금순 / '시인 할매' 출연
- "쭈그러지는 할머니들 뭔 사진을 찍느냐고 마다했어요. 그래서 감독님 애를 먹였어요. 그런데 지금은 정이 가서 그런가 보면 반갑고 와서 보면 반갑고 그래요. 끝입니다."
교복을 예쁘게 입은 할머니들이 환한 미소를 짓습니다.
다큐멘터리 '칠곡 가시나들'은 삐뚤 빼뚤 정성껏 한 글자씩 배우던 할머니들이 자신의 삶을 시로 나타내는 과정을 담았습니다.
▶ 인터뷰 : 박금분 / '칠곡 가시나들' 출연
- "내 나이 88세, 마음은 팔팔하다. 나는 박금분, 할매면서 학생이다."
할머니들의 속마음이 꾸밈없는 시로 다가옵니다.
(현장음)
"사랑, 박월선. 사랑이라카니 부끄럽다. 나 사랑도 모르고 살았다."
온 가족이 다 같이 유쾌하게 웃음 지을 수 있는 작품들이 새해를 맞아 찾아왔습니다.
MBN뉴스 이동훈입니다. [ batgt@naver.com ]
영상취재 : 이권열 기자
영상편집 : 송현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