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고령 지산동 고분군에서 나온 토제방울 |
대동문화재연구원은 고령 지산동 고분군 발굴조사 결과, 5세기 후반에 조성한 것으로 보이는 소형 석곽묘(石槨墓·돌덧널무덤)에서 지름이 약 5㎝인 흙으로 만든 방울을 찾았다고 밝혔다. 무덤은 길이 165㎝·너비 45㎝·깊이 55㎝이며, 판석으로 벽을 만들고 이중으로 덮개돌을 올렸다. 토제방울 외에도 소형 토기 6점, 쇠낫 1점, 화살촉 3점, 곡옥 1점, 두개골 조각과 치아가 출토됐다.
유물인 토제방울에는 그림 6개가 있다. 선은 가늘고 깊지 않아 육안으로는 식별이 어렵고, 현미경으로 봐야 확인이 가능하다. 대동문화재연구원은 토제방울 그림이 '삼국유사' 가락국기(駕洛國記)에 나오는 수로왕 건국설화와 일치한다고 설명했다. 가락국기는 고려 문종(재위 1046∼1083) 때 편찬한 가야 역사서로, 책은 현존하지 않으며 일부 내용이 삼국유사에 축약돼 전한다.
토제방울 그림은 설화에 등장하는 구지봉 혹은 산봉우리로 짐작되는 남성 성기와 거북 등껍데기, 관을 쓴 남자, 춤을 추는 여자, 하늘을 우러러보는 사람, 하늘에서 줄에 매달려 내려오는
거북 등껍데기는 고리 부분을 머리로 인식해 그린 것으로 판단되며, 관을 쓴 남자는 구간(九干)에 해당하는 지도자를 형상화했다고 대동문화재연구원은 설명했다. 하늘을 보는 사람은 팔과 발을 간략하게 선으로 그렸으며, 금빛 상자는 잎사귀 모양으로 나타냈다.
[전지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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