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김형진의 공부경영. [사진 제공 = 김영사] |
1982년 명동에서 채권을 할인 구매해 되파는 방식으로 큰돈을 번 김 회장은 주식투자로 한순간에 수십억원을 잃었다.
회사채 매매로 재기에 성공한 그는 1997년 외환위기 당시 부도 위기에 몰린 동아증권을 인수했다. 세종증권으로 이름을 바꾼 회사는 공격적 마케팅으로 돌풍을 일으키며 1년 만에 업계 10위로 올라섰다.
이후 동양 세계관을 경영에 접목하기 위해 뒤늦게 대학 공부를 시작한 김 회장은 2006년 경영학 석사 과정을 마쳤다. 2007년 기간통신 사업자로 변신한 회사는 2011년 온세텔레콤을 인수한 후 정보통신기술기업 경영에 집중하고 있다.
신간 '김형진의 공부경영'은 김 회장의 37년 사업 인생과 경영 철학이 담긴 에세이다. 중졸 학력으로 사업을 시작해 연매출 2000억원 기업을 일군 김 회장의 경영 비전을 책에서 설명한다.
김 회장은 특히 1999년 구치소 수감 계기로 가치관이 크게 바뀌었다고 말한다. 돈벌이에만 급급했던 과거를 반성하고 기업의 사회적 역할을 고민했던 결정적인 순간이었다.
무허가 채권 거래 행위에 증권거래법이 적용돼 처벌한 경우는 그때가 처음이었다. 당시 명동에서 무허가 채권 거래는 별다른 단속 없이 관행적으로 이뤄졌다. 문제는 온 국민이 어려웠던 IMF 외환위기를 기회 삼아 530억원이라는 큰돈을 벌었다는 것이었다.
김 회장은 마음을 다스리기 위해 사마천의 '사기(史記)'를 읽었다. 책을 통해 그는 돈벌이에만 몰두했지 사회에 돌려줄 생각은 하지 못했다며 스스로를 탓했다. 사업가라면 마땅히 사회를 향하여 안테나를 세우고 있어야 한다는 것을 깨닫는 순간이었다.
김 회장은 말한다. 어떤 경험도 절대 쓸모없는 경험은 없다고. 청소년기 사법서사 사무소에서 심부름하며 얻었던 배움도 지금 그의 성장에 큰 밑거름이 됐다. 무심코 지나친 경험, 일련의 사건 모든 것들은 삶 속에 한 두름 묶여 운명처럼 이어지고 있었던
김 회장은 "이질적이든 비슷하든, 연결을 통해 완전히 새로운 가치를 창출할 수 있다"며 "과거의 무엇이 미래의 어떤 것과 반드시 연결된다는 생각은 블루오션을 개척할 기술간 융합, 레드오션을 뚫는 시각 변화에 주력하는 기업으로 만드는 큰 힘이 됐다"고 말했다.
[디지털뉴스국 김승한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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