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모해도 괜찮아, 쿠바니까]
쿠바라면 괜찮을 것 같았다. 현실에서 마주하는 책임감으로부터 벗어나고 싶어, 조금 고되지만 해방감을 느낄 수 있는 나라로 떠났다.
쿠바라면, 괜찮을 것 같았다. 하지만 생각보다 험난한 여행과 마주했다. 길을 알려준 행인이 돈을 요구하기도 했고, 커버 없는 변기에 충격을 받기도 했다. 구글도 네이버는 물론 먹통이었다.
그래도, 이 책은 해피엔딩이다. 쿠바에선 '착하고 유능한 사람'이 될 필요가 없었다. 아무도 어떤 역할을 강조하지 않았고, 그렇기에 무거운 책임감에서 벗어날 수 있었다. 낮에는 어릴 적부터 막연하게 동경하던 체 게바라의 흔적을 쫓았고, 저녁엔 술잔을 기울이며 좋은 사람들을 만났다.
이 책은 먼 타지에서 고독을 누려보고자 무작정 쿠바로 떠난 저자의 무모한 여행기다. 유명 관광지를 돌아보는 여행기라기보단, 쿠바에서 만나게 된 매력적인 사람들에 대한 이야기다. 저자의 이야기를 한 줄 한 줄 따라가다 보면, 어느새 사람 냄새 가득한 쿠바에 있는 것 같은 느낌마저 든다.
한편 저자 김광일은 CBS노컷뉴스에서 정치부 기자로 근무하고 있다.
김광일 지음. 이담북스 펴냄. 296쪽.
MBN 문화부 조일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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