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 미술사를 새로 쓴 김환기 작가는 대중은 다소 생소하실 겁니다.
어떤 인물이고, 이번 경매는 어떻게 이뤄진 건지 뒷얘기를 문화스포츠부 국영호 기자와 함께 뉴스추적을 해보겠습니다.
【 질문 1 】
132억 원, 낙찰가가 이 정도일 것이라고 예상이 됐던 건가요?
【 답변 1 】
사실 이번엔 한국 미술품 최초로 100억 원을 돌파할지에 관심이 많았습니다.
지난해 다른 작품이 국내 최고인 85억 원 거래가 됐기 때문이었는데, 이런 액수가 나오자 다들 깜짝 놀랐다고 합니다.
【 질문 2 】
정말 그랬을 것 같은데, 경매 현장 분위기 자세히 전해주시죠.
【 답변 2】
이번 우주란 작품의 경매는 10분 정도 진행이 됐습니다.
가치가 낮게 매겨진 작품은 1분, 중요 작품은 5분 정도 소요된 걸 보면 '우주'의 가치가 어느 정도인지 짐작할 수 있을 것 같습니다.
중국과 일본 작품 경매가가 그동안 200억 원을 훌쩍 뛰어넘어왔었는데, 우리 미술도 의미 있는 발자취를 남기게 됐다는 평가도 나옵니다.
현장에 있었던 관계자 얘기 들어보겠습니다.
▶ 인터뷰(☎) : 이학준 / 크리스티 코리아 대표
- "마지막에 8,800만 홍콩 달러에 최종 낙찰됐을 때 장내에서 우레와 같은 박수가 나왔습니다. (한국 미술이 세계) 주류 미술시장에 편입됐다는 신호탄으로 보시면 될 것 같아요."
【 질문 3 】
그런데 132억 원에 낙찰한 분, 누구인지 알 수 있을까요?
【 답변 3】
크리스티 경매 측은 고객 정보 보호를 위해 '신원 미상의 전화 응찰자'로만 밝힌 상황인데요.
오늘 오전에 한 언론에서 '국내 모 건설사 회장의 손자인 25세의 한 큐레이터'라고 보도를 해서 이목을 끌었습니다.
당사자는 "애매한 부분 있어 말씀드리기 어렵다"고 말을 아낀 상황이고, 일각에선 외국인 수집가란 말도 나옵니다.
그리고, 낙찰자는 구매 수수료까지 포함하면 최종 구매가로 우리 돈으로 153억 정도를 내야 하는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 질문 4 】
그렇다면, 영상에 계속 나오긴 했지만, 우주란 작품 어떤 그림인가요.
【 답변 4 】
작품은 자세히 보시면 아시겠지만, 점으로 꽉 채워진 '전면점화' 형태입니다.
작가가 작품명처럼 우주를 표현한 것인데요, 두 가지로 해석해 그린 두 폭의 그림이 하나로 붙여져 구성돼 있습니다.
전체 크기는 가로, 세로 2m를 훌쩍 뛰어넘는 대형작품인데요, 김환기 작품 가운데 가장 큰 걸작으로 평가됩니다.
▶ 인터뷰(☎) : 문지수 / 크리스티 코리아 실장
- "음과 양, 여성과 남성 이렇게 우주의 본질을 하나의 캔버스에 담아내려고 하셨거든요. 고국의 밤하늘을 그리워하면서 한 점 한 점 그리셨던."
【 질문 5 】
그럼, 이런 걸작을 완성한 김환기 작가는 어떤 인물인가요.
【 답변 5 】
김환기 작가는 사실 고인입니다.
1913년에 전남 신안에서 태어나 1974년 미국 뉴욕에서 생을 마감했습니다.
우주는 작고 3년 전인 1971년에 그린 것이고요.
굴곡진, 어떻게 보면 드라마 같은 인생을 살았습니다.
청소년기는 국내에서, 이후 일본 대학에서 미술을 공부했고, 프랑스와 미국에서 활동하며 우리나라 근현대 미술의 국제화를 이끌었습니다.
유명 시인인 이상의 부인과 재혼을 한 것으로 알려졌고요, 미술 인생 말미엔 미국 뉴욕에서 이번 우주를 비롯한 걸작들을 쏟아냈습니다.
【 질문 6 】
그럼 우주란 이 작품 대중은 볼 수 있습니까.
【 답변 6 】
사실, 지난달까지는 김환기 작가의 이름을 딴 환기미술관에 전시됐었습니다.
그런데 작품이 현재 경매를 위해 해외로 가 있는 상황이라 쉽진 않아 보입니다.
낙찰자가 앞서 언급한 것처럼, 국내인이라고 해도 개인적으로 소장한다면 공개가 어렵고, 외국인이라면 더더욱 쉽지 않을 것 같습니다.
훌륭한 작품을 공개한다고 하면 가능할 일일 것 같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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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환기 작가는 잠자는 시간 빼고는 그림만 그렸을 정도로 집념과 열정이 대단했다고 합니다.
그만의 예술혼과 진정성이 이제 와서 국내를 넘어 전 세계에 알려지고 있는 것인데, 그 울림이 상당하고 우리에게 시사하는 바도 큰 것 같습니다.
지금까지 문화스포츠부국영호 기자였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