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이 낳은 세계적인 소프라노 조수미씨가 27일(현지시간) 개막한 이탈리아의 '카프리 할리우드 국제영화제'에서 음악 부문 평생공로상(Lifetime Achievement Award)을 수상했습니다.
조수미씨는 이날 개막작이 상영된 직후 상을 받았습니다.
주최 측은 조수미씨가 영화음악 발전에 기여한 공로를 인정해 수상자로 결정했습니다.
현지 매체 '일 데나로'(il denaro)에 따르면 토니 레니스 영화제 명예위원장은 조수미씨를 "30년 넘게 최고의 오페라 디바로 활동한 인물이자 서양에서 성공한 첫 번째 아시아 소프라노"라고 소개했습니다.
이어 클래식 장르를 넘어 여러 영화음악에서 본인의 진가를 발휘한 그가 이 상을 받을 자격은 충분하다고 밝혔습니다.
조수미씨는 과거 영화계 거장들의 작품에서 특유의 감미롭고 호소력 짙은 가창력을 발휘해 영화 팬들에게도 친숙합니다.
로만 폴란스키 감독이 만든 스릴러물 '나인스 게이트'(The Ninth Gate·2000년 국내 개봉)의 사운드트랙에 참여한 것은 이미 잘 알려진 사실입니다.
폴란드 유명 영화음악 작곡가 보이체크 킬라르가 쓴 그의 노래는 영화 주요 장면과 엔딩 크레딧에 삽입됐습니다.
이탈리아 감독 파올로 소렌티노의 '유스'(Youth·2016년 국내 개봉)는 영화음악계에도 조수미라는 이름을 각인시킨 작품으로 꼽힙니다.
그는 이 영화의 주제가인 '심플 송'(Simple Song)을 불러 2016년 이탈리아의 '도나텔로 영화제' 주제가상을 받았습니다. 심플송은 아카데미(오스카)와 골든글로브 주제가상 후보에 오르기도 했습니다.
이밖에 1991년 작품인 '파라다이스'와 줄리아 로버츠가 주연한 '먹고 기도하고 사랑하라'(Eat Pray Love·2010년 국내 개봉)에는 오페라 '마술피리'에서 불린 그의 대표곡 '밤의 여왕 아리아'가 엔딩 크레딧과 주요 장면에 삽입됐습니다.
조수미씨는 이번 수상과 관련해 "지금까지의 좋은 결과물을 인정받아 기쁘다"고 소감을 밝혔습니다.
이어 "클래식과 영화의 세계를 제 목소리로 연결하고 싶다는 꿈이 현실로 이뤄져 정말 만족스럽다"고 부연했습니다.
그는 아울러 봉준호 감독의 영화 '기생충'에 삽입된 노래 '소주 한 잔'이 아카데미 주제가상을 받을 수 있도록 응원한다고 말했습니다.
전 세계적으로 흥행을 이어가고 있는 기생충은 아카데미 국제영화상과 주제가상 예비 후보에 올라 있습니다.
소주 한 잔은 극 중 기택네 장남 기우를 연기한 배우 최우식이 직접 부른 엔딩 곡입니다. 정재일 음악 감독이 작곡한 멜로디에 봉 감독이 가사를 입혔습니다.
매년 연말에 개막하는
아카데미 각 분야 최종 후보작은 내년 1월 중 발표될 예정입니다. 시상식은 내년 2월 9일 미국 캘리포니아 할리우드 돌비극장에서 열립니다.
[MBN 온라인뉴스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