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9년의 심미관( 審美觀)으로도 전혀 촌스럽지 않은 패션과 댄스, 노랫말로 밀레니얼 세대를 단숨에 사로잡았다. 최근 한 예능 프로그램에서 30년 세월을 무색하게 하는 모습으로 팬들의 향수를 자극했다. 이미 광고업계 순위 1순위로 떠올랐고, 팬미팅까지 성사됐다.
31일 서울 광진구 세종대학교 캠퍼스에서 열린 기자간담회에서 양준일은 "일주일 전만해도 조연이었던 저에게 이렇게 많은 취재진이 몰려왔다는 것 자체가 믿기지 않는다"고 말을 잇지 못했다.
양준일은 1991년 싱글앨범 리베카로 데뷔했다. 당시 기준으로는 다소 난해한 패션과 노래로 큰 인기를 끌지 못했다. 재미교포인 그에 대한 안좋은 선입관까지 겹치며 3집 이후 결국 한국을 떠나야 했다.
"저는 대한민국이 정말 너무 좋아요. 그 당시에도 떠나고 싶지 않아서 영어 가르치면서 어떻게든 버티려고 했는데, 결국 수 많은 시선 때문에 떠날 수 밖에 없었어요. 이렇게 다시 온 게 정말 믿기지 않습니다."
왕성하게 연애활동을 하던 1991년에는 초라한 모습이던 그가, 2019년 대한민국 최고의 레트로 스타로 떠올랐다. 그는 이렇게 사랑받게 한 스스로의 능력에 대해 "감히 내 능력을 스스로 파악해보려고 하지 않는다. 내 스스로를 옭매는 선입관이 될 수 있기 때문"이라고 했다.
인기의 시작은 패션과 음악이었지만, 양준일을 꽃피게 한 건 그의 인성과 철학이었다.
양준일은 "1991년의 활동이 실패로 끝나고 내려놓는 게 너무 힘들었는데, 지금 그것을 다시 욕망하는 건 맞는 걸까라는 생각을 정말 많이 했다"면서 "하고 싶은 것을 하고 나니까 잘됐든 안됐든 내려놓을 수 도 있었고, 다시 시작을 할 수도 있었다"고 했다.
↑ 롯데홈쇼핑 광고모델로 활동하게 된 양준일 |
"양준일이라는 사람이 누구인가를 팬들과 공유하고 싶어요. 제가 미디어에서 보여준 모습은 지극히 일부분일 뿐이잖아요. 오랜만에 팬들을 만난 만큼, 그들이 원하는 것을 주고 싶은 마음이 가장 큽니다."
[강영운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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