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앵커멘트 】
고 김수환 추기경은 한평생 사랑을 실천하며 검소하게 살았습니다.
삶의 자취는 묘비명에도 고스란히 담겨 있는데요,
강영구 기자가 묘비명에 담긴 의미를 보도합니다.
【 기자 】
고 김수환 추기경의 묘비에는 두 개의 문구가 들어갑니다.
하나는 '너희와 모든 이를 위하여'라는 사목 표어입니다.
사목 표어란 사제가 신도를 지도해 구원의 길로 이끌고자 어떻게 지도하겠다는 큰 방향을 담아 정한 것으로, 김 추기경의 사목 표어가 바로 이 '너희가 모든 이를 위하여'입니다.
사목 표어처럼 고인은 '세상 속의 교회'를 지향하면서 세상 일을 외면하지 않았습니다.
현대사의 중요한 고비마다 종교인의 양심으로 바른길을 제시해 왔습니다.
또 하나는 묘비에 들어가는 문구는 성경 구절입니다.
생전에 김 추기경이 가장 좋아했던 시편 23장 1절 중 '주님은 나의 목자, 나는 아쉬울 것이 없어라'라는 내용입니다.
▶ 인터뷰 : 허영엽 / 서울대교구 문화홍보국장
- "추기경님이 몇 년 전에 지인들, 주변 분들에게 말씀을 하셨다고 들었습니다. 성경구절 시편 23장 1절 그것을 넣었으면 좋겠다는 말씀이 있었다고 합니다."
'아쉬울 것 없었던' 김 추기경은 세상의 명예와 부에는 관심이 없었기에 유품도 소박하기 그지없습니다.
40년이 훨씬
마지막까지도 자신의 이름으로 된 통장을 남기지 않고 나무 묵주만을 손에 쥔 채 빈손으로 영면했습니다.
소박한 묘비명 두 개만을 남긴 채 그렇게 떠나갔습니다.
mbn뉴스 강영구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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