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찰관을 꿈꾸는 수험생들 사이에서 고려 역사와 관련한 갑론을박이 벌어지고 있습니다.
논란은 지난달 30일 약 5만명의 수험생이 전국 98개 시험장에서 치른 순경 공개채용 필기시험에서 비롯됐습니다.
오늘(2일) 경찰청에 따르면 당시 한국사 시험에서는 '고려 시대의 역사적 사실들을 오래된 것부터 바르게 나열한 것은?'이라는 문제와 함께 '㉠ 팔만대장경 완성 ㉡ 삼국유사 편찬 ㉢ 향약구급방 간행 ㉣ 황룡사 9층 목탑 소실'이라는 예시가 제시됐습니다.
팔만대장경은 1251년 완성됐습니다. 삼국유사는 승려 일연이 1281년 편찬했습니다. 황룡사 9층 목탑은 고려가 몽골과 전쟁 중이던 1238년 불탔습니다.
문제는 고려 시대 의약서인 향약구급방의 간행 연도입니다.
이 책은 고려의 제23대 왕인 고종 재위 기간(1213∼1259년)에 인쇄된 것으로 전해집니다. 많은 교재와 백과사전 등은 이 책이 1236년 제작됐다고 소개합니다.
경찰청으로부터 한국사 시험 출제를 의뢰받은 교수들도 향약구급방이 1236년에 간행됐다고 보고 문제를 낸 것으로 보입니다.
이 경우 '㉢-㉣-㉠-㉡'인 3번이 정답입니다. 경찰청도 3번이 정답이라고 공개했습니다.
하지만 곧바로 많은 수험생이 '향약구급방의 간행 연도는 불확실하다'며 이의를 제기했습니다.
경찰청은 문제를 낸 교수들과 상의한 끝에 이런 이의 제기가 타당하다고 결론 내렸습니다. 결국 3번과 함께 ㉣-㉠-㉢-㉡인 4번도 정답으로 인정됐습니다.
경찰청 관계자는 "교수님들이 충분히 검토한 뒤 출제했지만, 향약구급방과 관련해 다양한 이론과 연구 결과가 있는 것으로 드러났다"며 "무엇보다 시험의 기본으로 삼은 국정 교과서에 정확한 연도가 나와 있지 않다"고 배경을 전했습니다.
애초에 3번을 정답으로 고른 수험생들은 크게 반발하고 있습니다.
한 수험생은 "경찰청이 근거도 없는 소수설을 받
반면 수험생들이 모인 온라인 커뮤니티에는 경찰청이 올바른 결정을 내렸다는 반론도 적지 않습니다.
필기시험 합격자는 모레(4일) 발표됩니다. 최종합격자는 이후 체력시험, 적성검사, 면접시험 등을 거쳐 8월 7일 결정합니다.
[MBN 온라인뉴스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