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꿈을 쓴 족자(Dream Scroll). [사진 제공 = 박봉수 작가] |
5일 오후 서울 마포구 창전동 탈영역우정국에서 사상 초유의 '드림 옥션(꿈 경매)'이 열렸다.
영국에서 활동하는 현대미술가 박봉수가 개인전 '몽상가들의 모임'(6월 8일까지)을 위해 마련한 경매로 런던과 서울 관람객들에게 기부받은 꿈을 쓴 족자 15점을 출품했다. 이날 경매는 현장 응찰자 10명과 온라인 참여자 10여명이 참여한 가운데 변홍철 그레이월 대표가 진행했다.
↑ 변홍철 그레이월 대표가 진행하는 `드림옥션` 온라인 화면 캡처. |
박봉수 작가는 꿈을 사고파는 한국 전통문화에서 영감을 얻어 관계의 역학을 탐구하는 작업을 해왔다. '삼국유사'에 김유신의 누이 보희·문희 자매의 '매몽(賣夢)설화'가 나온다. 보희는 자신의 오줌에 서라벌이 잠겨버리는 꿈을 동생 문희한테 팔고, 훗날 문희는 태종무열왕이 되는 김춘추와 혼인하는 얘기다.
박봉수 작가는 "4년 전 토마토 만한 블루베리를 먹는 꿈을 아는 언니에게 팔았는데 그 분이 몇 달 뒤 임신했다. 이번 전시에 딸 아이를 데려왔는데 블루베리처럼 상큼했다"고 말했다.
[전지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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