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기도 분당에 사는 주부 이연실 씨(34)는 열흘째 마트에 가지 않았다. 지난달 60만원 넘게 나온 식비를 보고 충격을 받은 이씨는 장보기 전 냉장고부터 먼저 비우기로 한 것.
냉동실 속에는 오래전 사다 놓은 얼린 쇠고기, 닭가슴살, 연어, 만두, 말린 홍합 등이 자리를 차지하고 있었고 냉장고에는 자투리 야채를 비롯해 당근, 시금치, 브로콜리, 피망, 버섯, 과일 등이 보관돼 있었다.
이씨는 "냉장고에 굴러다니는 재료로 식단을 짜 보았더니 꽤 절약이 되더라"고 말했다.
스마트폰을 사용하는 주부들에겐 `냉장고 매니저` `오마이 셰프` 등의 애플리케이션(앱)이 인기다. 집에 있는 식재료로 만들 수 있는 요리법을 알려주기 때문이다.
◆ 쇼핑도 시간대별로 달리
= 할인 시간대를 공략하는 것이 핵심이다. 대형마트에 갈 때는 꼭 깜짝할인 행사를 이용한다. 이마트는 오후 4시부터, 홈플러스는 오전 10~12시에 특별 할인행사를 열고 있다. 늦은 밤 `떨이 세일` 등을 활용하는 것도 또 다른 방법. 젊은 주부들은 소셜커머스 등을 이용해 반값에 나오는 물건을 공략하는 경우가 많다.
인터넷쇼핑몰은 가능한 한 평일에 이용한다. 서울시 송파구 문정동에 사는 서지영 씨(31)는 "장바구니에 넣어둔 상품이 금요일 자정이 넘자 몇 분 차이로 3000원이 오르는 것을 본 후로는 가능하면 평일에 쇼핑을 한다"고 말했다.
◆ 산지 직배송 이용한다
= 최근 수산물 가격이 급등하자 온라인 쇼핑몰의 산지 직배송 코너를 이용해 상품을 구매하는 주부가 늘고 있다. G마켓이 운영하는 `생선 코너`는 최근 2주간의 판매량이 전년 동기 대비 50% 이상 늘었다. 오프라인 매장에 비해 최대 40% 저렴한 가격에 산지에서 나는 제철 수산물을 받을 수 있다는 점 때문에 이곳을 찾는 주부들의 발길이 늘어나고 있는 것이다. 옥션과 롯데닷컴 역시 자체적으로 운영하는 직배송 코너의 최근 성장세가 두드러진다.
◆ 제철 과일ㆍ야채는 재래시장에서
= 주차가 불편하고, 카드 사용이 어렵다는 등의 쇼핑 편의 때문에 등을 돌렸던 재래시장에도 다시 주부들의 관심이 쏠리고 있다.
제철 과일ㆍ야채는 재래시장 물건이 값도 싸고 싱싱하다고 평한다. 아이디 `..`을 사용하는 한 네티즌은 "부추, 시금치, 브로콜리, 양상추 등의 채소를 푸짐하게 담았는데 1만2000원이 나왔다"며 "마트를 들렀다 갔기 때문에 금방 가격이 비교됐는데 시금치나 부추 같은 것은 거의 3분의 1 수준이었다"고 밝혔다.
재래시장에 가면 불필요한 충동구매가 줄어들어 전반적인 생활비가 줄어드는 효과가 크다는 주부도 많다.
◆ 직접 채소 가꿔 보라
= 상추, 쑥갓, 부추, 파 등 집에서 키우기 쉬운 채소는 길러 먹는다. 농약 등의 우려도 덜 수 있고, 식비도 줄일 수 있어 일석이조다. 화분에 키울 수 있어 자리도 많이 차지하지 않는다.
서울 용산구 이촌동 이성민 씨(37)는 "채소값이 많이 올라 상추와 파를 키우기 시작했다"며 "바람과 햇빛이 잘 드는 곳에 화분을 두고 물 주기에 신경쓰면 기르는 것이 그리 까다롭지 않다"고 말했다. 상추 등의 씨앗을 파종해 가꾸는 방법을 소개하는 블로그도 인기다.
◆ 자투리 비용도 아끼자
= 장 보는 길, 교통비를 절약하기 위해 요즘 주부들은 `교
이 밖에 고물가 시대를 맞아 주부들은 △대용량 물건 여럿이 구입해 나누기 △출근하는 남편 도시락 싸주기 등 자투리 비용까지 줄이기 위한 다양한 노력을 벌이고 있다.
[유주연 기자 / 채종원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