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동이 정지돼 있다던 후쿠시마 원전 4호기에서 폭발이 일어났고, 2호기는 급수 펌프에 연료가 떨어진 줄 몰라 격납용기가 손상됐습니다.
이런 '인재'가 겹치면서 일본이 원전에 대한 통제력을 상실한 것 아니냐는 우려가 나옵니다.
이정호 기자입니다.
【 기자 】
수소폭발로 인한 화재가 일어난 후쿠시마 원전 4호기.
지진 이전부터 가동이 정지돼 있어 아무 문제가 없을 거라는 게 도쿄전력을 비롯한 일본 당국의 설명이었습니다.
하지만 사고 뒤 에다노 유키오 일본 관방장관은 기자회견에서 "운전 정지 뒤에도 남은 열을 품고 있던 사용 후 핵연료로 인해 수소가 발생하면서 폭발이 일어났다"고 말했습니다.
이 설명대로라면 같이 점검 중이던 5호기와 6호기도 마음을 놓을 수 없다는 얘기입니다.
이에 앞서 방사선을 막는 보호장치인 격납용기가 손상된 2호기에선 더 어이없는 일이 일어났습니다.
현지 언론에 따르면 원자로를 냉각시키기 위해 급수 펌프를 다루던 직원들이 자리를 뜨면서 펌프에 연료가 떨어진 줄을 몰랐고, 이 때문에 원자로의 온도가 급격히 치솟았다는 겁니다.
이런 인재가 겹치면서 일본은 사상 최악의 방사선 유출 가능성에 맞닥뜨렸고, 실제로 도쿄에선 평소의 20배가 넘는 방사선이 검출됐습니다.
상황이 이 지경에 이르자 일본 국내외에선 당국이 원전 사고를 수습할 통제력을 잃은 것 아니냐는 우려가 커지고 있습니다.
다급해진 일본은 국제원자력기구, IAEA에 이번 상황을 수습할 전문가를 파견해 달라고 공식 요청한 상황입니다.
하지만 아직까지도 방사선 영향권에 든 주변국에 사고에 관한 정확한 정보를 제공하지 않고 있어 불안감은 더욱 커지고 있습니다.
MBN뉴스 이정호입니다. [ ice@mk.co.kr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