후쿠시마 원전에서 날아온 것으로 보이는 극소량의 방사성 물질이 강원도에서 검출됐습니다.
측정량이 낮긴 하지만 첫 검출부터 발표 때까지 나흘이나 걸리면서 늑장 대응 논란이 일고 있습니다.
이정호 기자입니다.
【 기자 】
일본 후쿠시마에서 시작된 붉은색 물질이 캄차카 반도를 향하더니 북극을 돌아 시베리아를 거쳐 한반도로 향합니다.
어제(27일) 강원도에서 방사성 물질인 '제논'이 검출되자 한국원자력안전기술원이 제논의 전달 경로를 컴퓨터로 역추적해 그 시작점을 후쿠시마 원전으로 지목한 겁니다.
원자력안전기술원은 지난 23일부터 극소량의 제논이 강원도 접경 지역에서 검출됐으며, 어제(27일)까지 계속 제논의 존재가 확인됐다고 밝혔습니다.
하지만, 이번에 검출된 제논의 최대 농도는 1제곱미터당 0.878베크렐로, 걱정할 정도는 아닙니다.
▶ 인터뷰 : 윤철호 / 한국원자력안전기술원장
- "(이번 검출치는) 우리나라 자연 방사선 준위의 2만 3000분의 1 수준으로, 인체 및 환경에는 전혀 영향이 없는 수준입니다."
문제는 방사성 물질의 전달 경로가 예상과 달라질 수 있다는 사실이 확인된 겁니다.
지금까지 알려진 대로 방사성 물질이 편서풍을 타고 태평양으로 빠져나가기만 하는 게 아니라 기류가 변하면 한반도로 날아올 수 있다는 겁니다.
늑장 발표 논란도 일고 있습니다.
지난 23일 제논이 1제곱미터당 0.0015 베크렐이 감지됐고, 이후에도 꾸준히 검출치가 나왔는데도 농도가 올라간 어제(27일)서야 공개에 나선 겁니다.
원자력안전기술원은 검출치가 공식 발표를 하기엔 낮았고, 유입 경로도 분명치 않아 신중을 기한 것이라고 설명했습니다.
원자력안전기술원 측은 앞으로 한반도 근해의 바닷물과 어류, 조개류 등을 수집해 방사성 물질 오염 여부를 분석하기로 했습니다.
MBN뉴스 이정호입니다. [ ice@mk.co.kr ]